상생론과 국민기업론에 바탕둔 기업의 사회적 책무활동
[뉴스핌=이강혁 기자] 삼성그룹이 우리 사회의 양극화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룹 전반적으로 발벗고 나서는 분위기다. 글로벌 불황의 우려 속에서 경영현안을 챙기기도 힘겨운 시기이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는 어느 때보다 높다.
올들어 삼성이 다양한 영역에서 전개한 양극화 해소 프로그램은 여타 그룹에게도 영향을 미치면서 재계의 사회적 책무감이 증강되는 선순환 효과를 낳고 있다.
삼성의 이런 움직임은 정치계절에 맞춘 발빠른 행보라는 일부 해석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무엇보다 이건희 회장의 '상생론'과 '국민기업론'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그동안 줄곧, 어려운 이웃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강조점을 임직원들에게 설파해 왔다.
3일 재계와 삼성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삼성의 양극화 해소 움직임은 다양한 활동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연초부터 양극화 해소를 위해 사회적기업을 추가로 설립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던 것이다.
삼성이 올해 가장 중점을 두고 진행하는 부분은 교육과 고용이다.
어린이 공부방인 '희망네트워크'가 올해 초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고, 중학생 방과후 학습지원 프로그램인 '드림클래스'는 교육과학기술부와 상반기 협약을 맺고 매년 300억원을 투입키로 한 상태다.
이들 사업은 사교육을 받기 힘든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사회 양극화 해소는 물론 국격을 높이는데도 일조할 수 있는 칭찬할만한 사업이다.
고용에서도 기존 열린채용을 한단계 발전시켜 '함께가는 열린채용'을 본격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삼성이 그동안 이어온 능력위주의 열린채용에 적극적 기회균등 실현의 개념을 더해 가난 등 환경 요인으로 인해 학습기회를 충분히 얻지 못한 계층에게 별도의 취업기회를 주겠다는 취지다.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2만6100명을 채용할 계획인 삼성은 이중 하반기 3급 신입사원 공채에서만 400~500명을 저소득층 가정의 대학생으로 선발할 예정이다. 상반기 고졸공채에서도 어려운 환경의 학생들을 고려해 전체 합격자의 15%(100명)을 별도로 선발한 바 있다.
삼성은 이런 교육과 고용을 종합적으로 묶어 '희망의 사다리' 프로그램으로 확대, 발전시키고 있다. 학업에서 진학, 장학지원, 취업으로 이어지는 게 연결고리를 체계적으로 지원한다는 게 핵심이다. 희망네트워크와 드림클래스를 합친 확장 개념에 고용창출까지 더한 셈이다.
희망의 사다리는 일단 드림클래스에 참가하는 저소득층 중학생(1만5000명) 가운데 학습의욕이 높고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을 가진 일부 학생을 선발해 고교 진학을 지원하고, 진학 후에는 각종 장학제도와 연계해 학업을 잘 마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일부 우수 학생은 채용까지 연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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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드림클래스 2012 여름캠프`에 참석한 순천, 문안, 광주 지역 중학생 300명이 지난달 29일 서울대학교 기숙사에 도착한 모습. 중학생 방과후 학습지원 프로그램인 `드림클래스`는 교육과학기술부와 상반기 협약을 맺고 매년 300억원을 투입키로 한 상태다. |
이와 별도로 각 계열사들의 양극화 해소 프로그램도 본격적으로 가동되고 있다. 최근만 하더라도 에스원이 은퇴를 맞은 중장년층, 장애인 등을 위한 사회적 일자리 창출에 나섰고, 삼성중공업은 태안군 결식아동을 위해 급식비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삼성전기 등 주요 계열사들도 다양한 장애인 학생 지원사업을 적극적으로 진행 중이다.
양극화 해소의 또다른 포인트인 동반성장에서도 삼성의 활동은 확대되고 있다.
단적으로 삼성전자는 이미 2015년까지 협력사 50곳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기 위한 동반성장 프로젝트를 시작한 상태다. 연구개발부터 운전자금, 투자자금, 공급망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해주면 진정한 상생의 모델을 만들겠다는 포부다.
삼성전기 역시 협력사들과 함께 부품 국산화에 열성적이다. 관련 전시회를 개최하고 협력사와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최근 협력사로 구성된 협회를 출범하고 회사원들에게 신규제품 공동개발 우선권 부여, 국내외 선진기업 벤치마킹 지원, 컨설팅 지원 등의 다양한 혜택을 주기로 했다.
삼성의 이런 움직임은 우선 이건희 회장이 그동안 줄곧 강조해온 '상생론'과 '국민기업론'의 범위에서 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해석된다.
이 회장은 '상생이 21세기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는 강조점을 그룹 임직원들에게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또, '인류 사회에 공헌하고 국민에게 사랑받는 기업이 되자'는 메시지도 여러 차례 설파한 바 있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도 "우수한 인재를 키우고 차별화된 기술을 확보하는 일과 함께 사회로부터 믿음을 얻고 사랑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투자와 고용을 확대하고 수출에 전력을 다하며, 협력회사가 세계 일류의 경쟁력을 갖추도록 정성을 쏟아야 한다. 어려운 이웃, 사회적 약자를 돕는 일에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우리사회의 발전에 동참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유야 어찌됐든, 삼성이 펼치고 있는 양극화 해소 활동은 재계 다른 그룹사들에게는 사회적 책임경영을 위해 좀더 분발하라는 자극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면서 "어려운 시기일수록 기업이 주위를 돌아보고 사회의 공동발전을 위해 뛰어야 한다는 취지에 공감대가 더 넓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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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