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팔수록 적자에 단종설..대안은 캐딜락?
한국지엠의 플래그십(최고급) 세단 `알페온`.(사진 = 한국지엠 제공) |
[뉴스핌=김홍군 기자]한국지엠의 플래그십(최고급) 세단 알페온이 ‘비운의 차’로 전락할 위험에 처했다.
지난 2010년 첫선을 보인 알페온은 월드클래스를 표방한 럭셔리 준대형 세단으로, 현대차 그랜저, 기아차 K7 등과 자웅을 겨룰 기대주로 관심을 모았지만 판매부진의 늪에 빠지며 무대뒤로 사라질 위기를 맞고 있다.
한국지엠은 알페온 생산라인 조정등 출고전략을 보수적으로 검토중이다. 일각에서는 시장 환경상 조기 단종이 불가피하다는 말도 나돈다.
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올 1~7월 한국지엠의 알페온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6.7% 급감한 4398대이다.
자료 : 한국지엠(2010년 9-12월, 2012년 1-7월 실적). |
심지어 수입차로 가격이 두 배 이상 높은 BMW 520d도 지난 6월까지 4466대가 판매돼 알페온을 앞질렀다.
알페온은 한국지엠이 국내 준대형 시장을 겨냥해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뷰익 라크로스를 기반으로 개발한 준대형 세단으로, 한국지엠이 생산ㆍ판매하는 6종의 승용차 중 쉐보레 브랜드가 아닌 유일한 모델이다.
배기량 3000cc급과 2400cc급이 주력으로, 2010년 9월 공식 출시 이후 국내에서만 판매되고 있다.
출시 첫해 1472대이던 알페온의 월평균 판매는 지난해 858대로 급격히 감소한 데 이어 올해에는 628대까지 떨어졌다.
알페온이 판매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국내 자동차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고유가 시대에 따른 고연비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알페온 3.0모델의 공인연비는 리터당 9.3km로, 같은급 그랜저(11.6km)와 K7(11.6km)에 비해 2km 이상 낮으며, 한단계 위인 르노삼성의 SM7 3.5 모델(9.6km) 보다도 떨어진다.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한국지엠은 지난해 하이브리드 모델인 알페온 이어시스트를 출시했지만, 판매부진을 만회하지는 못하고 있다.
BMW와 벤츠, 아우디 등 독일차의 약진 및 호불호가 엇갈리는 디자인도 판매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 시장이 전체적으로 침체된 가운데 준대형 시장은 더욱 안좋다”며 “알페온은 뷰익의 라크로스와 같은 모델로, 미국차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무관심도 판매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한국지엠 안팎에서는 알페온이 조기에 단종되는 비운의 차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알페온은 판매대수가 워낙 적어 팔면 팔수록 적자가 늘어나는 구조이다”며 “생산라인 조정 등 준비기간을 거쳐 알페온을 조기에 단종시키고, 새로운 대안을 찾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알페온의 대안으로는 캐딜락(Cadillac)이 거론된다. 캐딜락은 GM의 또 다른 프리미엄 브랜드로, 한국에서는 한국지엠이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GM코리아가 수입ㆍ판매하고 있다.
GM코리아는 GM의 한국 판매법인으로 세로지오 호샤 한국지엠 사장이 총괄 사장을 맡고 있으며, 지난해 CTS, STS, DTS 등 캐딜락 모델 752대를 국내시장에 판매했다. 올해 1~6월 누계 판매는 290대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지엠이 판매하고 있는 쉐보레는 경ㆍ소형차가 주력으로 알페온의 대안을 찾는다면 프리미엄 브랜드인 캐딜락이 유력할 것”이라며 “캐딜락은 인지도가 높아 한국지엠의 대형세단 갈증을 푸는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Newspim]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