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이 2분기 1.5%의 경제성장을 이뤘다. 시장 전문가 예상을 소폭 웃도는 수치지만 지극히 저조한 성장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내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둔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연방준비제도(Fed)의 선택에 모아지고 있다.
2분기 경제성장률이 결코 희망적이지 않다는 것이 지배적인 평가지만 연준의 공격적인 추가 양적완화(QE)를 재촉할 만큼 나쁘지도 않다는 지적이다.
◆ 2Q 성장률 1.5% '전망도 흐림'
고용 부진과 이에 따른 소비 위축이 2분기 성장률을 끌어내렸다. 유로존 위기와 이에 따른 실적 타격으로 인해 기업이 고용 확대에 소극적인 만큼 하반기 이후의 성장률도 큰 기대를 힘들다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는 2분기 미국 GDP 성장률이 1.5%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전문가 평균 예상치인 1.3~1.4%를 소폭 웃도는 것이다. 1분기 성장률은 2.0%로 0.1%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위축되면서 2분기 성장률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했다. 2분기 가계 지출은 1.5% 증가해 1분기 2.4%에서 크게 위축됐다. 다만, 시장 예상치인 1.3%보다는 높았다.
소비 부진은 P&G와 UPS 등 미국 주요 기업의 2분기 실적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고용과 주택시장의 전망에 대한 심리가 개선되지 않을 경우 소비가 강하게 늘어나기는 어렵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지적이다.
2분기 고용 창출은 7만5000건으로 1분기 22만6000건을 크게 밑돌았다. 지난 6월 실업률은 8.2%로 41개월 연속 8%를 웃돌았다.
실업률을 안정적인 수준에서 유지하기 위해서는 2.0~2.5%의 성장률이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판단이다.
BNP 파리바의 줄리아 코로나도 이코노미스트는 “경제 회복 모멘텀이 고갈된 상태”라며 “글로벌 경제와 관련된 불확실성과 정책적인 측면에 대한 실망이 맞물린 결과”라고 지적했다.
한편 2분기 기업 재고는 663억달러 증가했다. 재고를 제외한 실질 GDP 성장률은 1.2%를 기록해 2011년 1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 연준 추가 부양? 내주는 '글쎄'
2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1.5%에 그쳤지만 내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 양적완화(QE)가 단행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쪽에 시장의 의견이 기울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가 3차 QE를 실시할 경우 빨라야 9월에 시행될 가능성이 높고, 과거와 달리 국채 매입이 아닌 모기지 증권을 사들이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회의 때 제로금리 종료 시기를 2014년 말에서 2015년 중반이나 연말로 늦춰 시장심리를 개선시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분기 GDP 성장률과 관련, 시장은 두 가지 측면에서 안도하는 모습이다. 일부 투자가는 1.5%의 성장률이 만족스러운 결과라고 보기 힘들지만 적어도 더블딥 침체의 신호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데 의미를 부여했다.
또 한 가지, 향후 강한 회복의 근거를 찾기 힘든 만큼 연준의 추가 부양에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BNP 파리바의 줄리아 코로나도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2분기 경제성장률은 연준이 추가 양적완화를 실시하는 데 우호적인 여건을 조성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장담하기 힘들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 2분기 성장률이 저조했지만 위기 신호가 나타난 것은 아니며, 실업률이 보다 심각하게 악화될 때까지 연준의 적극적인 부양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