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연춘 기자] "회사생활에 필요한 것은 '지식'이 아니라 '지혜'이므로 학력에 상관없이 실력만을 기준으로 우수 인재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주류업계 '고졸신화'로 유명한 오비맥주 장인수 사장(사진)은 24일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영업 및 관리직 신입사원 공채를 할 때 '4년제 대졸 이상'으로 돼 있는 현행 응시자격 제한을 없애겠다"고 밝혔다.
입사 지원자들에게 채용심사 과정에서 학력이나 영어성적을 요구하게 되면 고졸 출신의 경우 불이익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장 사장은 "주류회사 특성상 제한적이었던 여성 영업사원의 채용도 적극적으로 늘리겠다"며 "채용심사 과정에서 학력은 물론 영어성적도 따지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장 사장 본인이 학력의 한계를 딛고 당당히 대기업 사장 자리에 올랐듯이 "누구나 실력만 갖추고 있다면 출신학교 등에 구애 받지 않고 공정한 경쟁을 통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외국계 기업이라고 천편일률적으로 영어성적을 요구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예컨대 영업직원의 경우 주류 도매상이나 일반 업소를 상대로 판촉활동을 할 때 굳이 영어를 쓸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장 사장은 "영업인턴을 채용하면서 영어 성적을 기재하지 않도록 했더니 업무역량이 뛰어나고 지혜와 패기를 갖춘 우수한 젊은이들이 많이 지원하더라"며 "관행적으로 외국어 점수 등을 요구하는 현재의 학력 중심 채용 문화가 개선됐으면 좋겠다"말했다.
그는 또 "주류영업 하면 여성에게 적합하지 않은 분야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 3개월 간의 영업인턴 프로그램을 거쳐 경쟁을 통해 여성을 영업사원으로 채용했더니 긍정적 효과가 많다"며 "여성 특유의 섬세함을 영업에 접목하기 위해 앞으로 여성 인재의 채용도 꾸준히 늘리겠다"고 전했다.
![](http://img.newspim.com/content/image/2012/07/25/20120725000080_0.jpg)
현재 오비맥주는 하이트맥주의 15년 아성을 무너뜨리고 국내 맥주시장 정상탈환(지난 4월말 현재 오비맥주의 시장점유율은 54.31%)에 성공했다.
장 사장의 하이트진로에 뒤쳐진 오비맥주의 위상을 끌어 올리기 위해 '발상의 전환'이 밑거름이 된 셈이다. 맥주는 신선도가 맛을 결정하기에 갓 생산한 맥주를 팔려고 이른바 '밀어내기 영업'을 금지시켰다.
장 사장은 본인의 승진으로 공석이 된 영업총괄 부사장 자리를 당분간 계속 겸직하며 '발로 뛰는' 바닥영업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2등은 1등보다 더 뛰어야 한다'는 것. 그는 "부족함을 보완하기 위해 '더'가 필요했다. 그만큼 '더' 낮고, '더' 겸손하게, '더' 열심히 뛰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장 사장은 "시장점유율이라는 수치보다는 오비맥주 직원들의 자신감이 예전과 달라졌다는 것이 무엇보다 큰 수확"이라며 "직장인들 사이에 월요병이란 말이 있지만 휴일이 지나면 빨리 출근하고 싶은 회사, 웃음과 행복이 넘치는 신바람 나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 CEO로서 희망사항"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