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연춘 기자] CJ그룹 내 외식전문기업인 CJ푸드빌에는 '만년 2위'라는 꼬리표가 항상 따라 붙는다.
그런 만큼 그 어느 기업보다 CJ푸드빌의 업계 내 1위를 향한 갈망이 크다.
이런 관점에서 허민회 대표이사의 행보에 업계의 시선이 쏠려 있다. 허 대표가 CJ푸드빌을 이끈 시점은 불과 4개여월이다. CJ푸드빌의 업계 내 처한 위치를 볼 때 허 대표를 '구원투수'로 등판시킨 것이다.
베이커리 뚜레쥬르, 커피전문점 투썸플레이스 등 1위 파리바게뜨와 스타벅스와의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외 패밀리레스토랑 빕스, 씨푸드 패밀리 레스토랑 씨푸드오션, 아이스크림 전문점 콜드스톤 등 프랜차이즈 사업을 운영중이지만 1위 브랜드는 없다.
CJ푸드빌은 '다(多)브랜드 소(小)점포' 전략에 따른 경쟁력 분산 때문이라고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뚜레쥬르의 경우 매장 면적이 작다는 점과 상대적으로 늦은 가맹사업 시작으로 소위 '목' 좋은 곳에 위치한 매장이 적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CJ푸드빌의 주력 사업으로 최대 매출을 올리고 있는 뚜레쥬르의 경우 경쟁업체에 매출과 매장수에서 모두 뒤쳐지도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경쟁사가 매장수 3000개의 매장을 돌파하고 있지만 뚜레쥬르는 1400개의 매장으로 반토막 수준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경쟁사 3개국 120여곳에 매장을 오픈할 동안 5개국 40여곳만 매장을 열었다.
문제는 올 들어 뚜레쥬르 매장 수십 개가 줄어들었다. 지난 1~6월까지 월 평균 10여곳이 문을 닫고 있다는 게 CJ푸드빌 관계자의 설명이다.
다만 아직까지 허 대표의 경영성적을 평가하기에는 이르다는 게 그룹 안팎의 지적이다.
지난 4개월 동안 새 사령탑으로 업무를 익히고 업계내 회사 좌표와 목표를 설정하는데 공을 들인만큼 이제는 본격적인 발걸음을 내딪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본다.
허 대표는 그룹내 이재현 CJ그룹 회장 측근으로 인수합병(M&A) TF팀을 이끌었던 인물로 통한다. 그는 CJ투자증권 매각, 대한통운 인수 등 그룹내 크고 작은 인수합병을 총괄하며 구조조정에 앞장섰다.
이 때문일까. CJ푸드빌에서도 그의 캐릭터에 맞는 공격적 활동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올해초 실적 악화를 극복하기 위해 '체질 개선'에도 나섰다. 본사 100여명이 뚜레쥬르, 빕스, 투썸플레이스 등 현장으로 배치하는 구조조정을 실시한 것.
인력 재배치 전후로 허 대표가 장기적인 성장전략 보다는 당장 단기적인 성장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뚜레쥬르가 국내에서는 경쟁사보다 10년 늦게 출발했지만 해외 진출 특히 동남아시아(베트남)는 5년 빨리 시작해 주목할만한 성과를 얻고 있다"며 "경쟁사보다 10년이나 뒤늦게 시작한 점을 감안하면 적지않은 성과"라고 자신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 시장은 경쟁이 치열하고 가맹점과의 상생과 동반성장이 중요하므로 이미 지난 3년간 출점속도를 조절하는 등 (순증 감소) 경쟁사와 달리 무리한 확대 정책을 취하지 않고 있다"며 "대신 고객재방문율을 높여 단위매장당 매출을 높여 가맹점과 고객이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취임 100일을 이제 막 넘겼다는 점에서 허 대표가 향후 어떤 식의 청사진을 그리게 될지 아니면 당장 부담을 못 벗어나 장기적으로 악재가 될지는 조금 더 두고봐야 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