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선엽 기자] "외국인만 웃었다."
지난 1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전격적인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함에 따라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만 큰 이익을 얻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국내 기관들이 최근 낮아진 금리 레벨에 대한 부담감으로 인해 채권 매수를 머뭇거리는 동안 외국인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조달금리를 통해 시장에 진입했다가 기습적인 금리인하에 환호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지난 금통위의 통화정책방향 문구만을 더듬으며 사전적 시그널을 기다리던 국내 채권 트레이더들은 대부분 낭패를 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13일 채권업계에 따르면 전일 외국인이 보유한 채권보유액의 평가이익은 4500억원 정도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전일 금리의 움직임을 22bp로 전제하고 외국인의 채권 보유규모와 평균 듀레이션을 각각 88조원, 2.37년으로 가정한 결과다.
국채선물 시장에서도 3년물 가격이 크게 올라 외국인의 누적순매수를 11만5000계약으로 가정할 때 860억원 정도 이득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방식으로 국채선물 10년물의 평가이익도 100억원 가량 늘어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결국 전일 기준금리 인하로 외국인이 5460억원의 이득을 취했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국내기관의 경우 일부 은행을 제외하고는 표정이 밝지 않았다. 보유하고 있는 포지션으로 이득을 본 것은 사실이지만 집행하지 않은 자금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선물사의 한 중개인은 "외국인과 일부 은행 쪽 말고는 전부 패닉"이라고 평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국채선물 잔뜩 사놨던 외국인만 신났다"며 "보험사 등 장기투자기관들은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이 금통위의 금리인하로 크게 이득을 봤지만 쉽게 원화채권 시장을 떠나지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들은 전일 국채선물 시장에서 1조5000억원 가량을 순매도하면서 일부 차익실현을 하는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현물시장에서는 1200억원 정도의 현물을 순매수했다.
최근까지 전 만기에 걸쳐 조금씩 현물보유를 늘려온 기조를 이어간 것이다. 낮아진 금리레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원화채권을 매입을 멈출 이유가 없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은행의 한 채권매니저는 "외인들 입장에서는 여전히 우리 금리는 매력적인 레벨"이라며 "국내기관들도 더 이상 자금 집행을 안하고 버틸 수 없어 시장금리는 앞으로 내려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 "왕의 귀환" 주식 최고의 별들이 한자리에 -독새,길상,유창범,윤종민...
▶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