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수요 진작", "금융 개혁 의지"
[뉴스핌=김동호 기자] 중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한지 한 달도 안 돼 다시 금리인하 카드를 꺼내들었다.
당초 시장에선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을 위한 완화정책을 예상하고 있었으나, 급작스런 기준금리 인하는 예상 밖이라는 반응이다.
이 같은 중국의 조치는 중국의 경제 성장이 눈에 띄게 둔화됨에 따른 결정으로, 중국 당국의 강력한 경기 부양 의지를 나타내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중국의 생각보다 빠르게 금융 구조 개혁에 나섰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지난 5일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은행(PBoC)은 기준금리인 1년 만기 예금금리를 3.0%까지 0.25% 포인트 인하해 6일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또한 대출금리 역시 6.0%로 0.31% 포인트 인하했다.
인민은행은 이미 2008년 12월 이후 3년반 만인 지난 6월 예금과 대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인하한 바 있다. 또한 금융기관의 대출금리 자율 적용 하한도 기준 금리의 80%에서 70%로 더 확대했다. 다만 가계 모기지금리에 대해서는 한도를 변경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미 지난달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경제 성장 속도가 회복되지 않고 있는 점과 은행들의 유동성 방출이 부진함을 지적하며 중국의 추가적인 경기부양 조치를 예상했었다.
그러나 한 달도 안 돼 재차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은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그만큼 심각한 상태라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도이체방크의 중국 담당 마준 이코노미스트는 "한 달 만에 두 차례 금리인하는 금융시장에게 중국의 통화정책 당국이 예상했던 것보다 경제가 더 약화되고 있기 때문에 보다 신축적이고 공세적인 자세로 대응할 것이라는 강력한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경제지표가 급격히 약화되면서 물가도 디플레 압력에 노출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제는 더이상 인플레가 우려 대상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마 이코노미스트는 "연말까지 두 세 차례 정도의 지급준비율 인하가 더 단행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의 류칭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가 불황에 빠지지는 않겠지만 개선 정도가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6월 지표가 5월보다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하고, "앞으로 1~2주 내에 지급준비율 인하가 뒤따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유력 씽크탱크인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중국 전문가인 니콜라스 라디는 이날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경제가 예상보다 약해졌기 때문에 재차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아마도 1분기에 비해 중국 경제가 더 약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2분기 GDP에 관한 사전 데이타를 중국 정부는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또한 한 달도 안 돼 다시금 금리를 인하한 이유에 대해 대출 수요 부진을 지적했다.
라디는 "(중국 기업들의) 대출 수요가 적기 때문에 아마도 금방 그렇게(금리 인하) 한 것으로 보인다"며 "어떤 반응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큰 폭의 대출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연속 금리 인하는 중국의 금융 구조개혁을 위한 신호탄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인터내셔널 비지니스의 댄 스타인벅 리서치 책임자는 CNBC 기고문을 통해 "중국의 금리 인하는 빅 뉴스이나, 그것은 단지 시작일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예상보다 빨리 경제구조 개혁에서 금융 구조 개혁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타인벅은 특히 최근 3달간 중국이 인플레이션 완화에서 성장 안정화로 정책 방향을 변경하고 있다는 주장을 두고 논쟁을 벌여왔으나 이는 개념상 흠결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의 금리인하는 중국이 30년에 걸친 경제구조 개선에서 금융 구조 개선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 경제는 최근 들어 급격한 성장률 둔화를 보여주고 있는 상태다.
실제로 이달 발표된 경제 지표들은 이전에 비해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며 3분기 중국 경제의 반등에 대한 기대를 축소시키고 있다.
지난 2일 중국 국가통계국과 중국물류구매연합회(CFLP)가 발표한 6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두달연속 하락하며 7개월래 가장 낮은 수치인 50.2를 기록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2분기 중국의 GDP 성장률이 7%대로 떨어질 것이라 예상하고 있으며, 일부 전문가들은 6%대 하락도 점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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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