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산테마파크 조감도. |
[뉴스핌=이강혁 기자] CJ가 동부산테마파크(부산 기장군) 건설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이재현 CJ 회장이 내부적으로 '삼성에버랜드를 능가하는 테마파크를 지으라'고 지시하면서 급물살을 타는 듯 보였지만 자금확보 등 선행과제가 여전히 만만치 않은 숙제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29일 CJ와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동부산테마파크는 부산도시공사와 CJ가 부산시 기장군에 건설하기 위해 진행 중인 프로젝트 사업이다.
이를 위해 CJ는 지난 2009년 11월 부산도시공사와 CJ, CJ건설 등이 참여해 각각 절반씩의 지분으로 동부산테마파크(주)를 설립했다. 최초 자본금은 30억원 규모로, CJ건설 개발영업본부 상무가 이곳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이 사업은 CJ건설이 시공 등 건설을 책임지고, 향후 운영은 CJ가 맡는 것으로 밑그림이 그려져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는 2009년 동부산테마파크 예정지 50만㎡(약 15만평)를 50년간 CJ에 무상임대한다는 데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3년이 다되는 동안 이 사업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올해 초 30억원 이던 합작법인 자본금을 750억원으로 늘리기로 양사가 합의했지만 세부 컨텐츠 등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
부산도시공사 관계자는 "CJ건설과 논의를 하면서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테마파크를 어떻게 채울지 등의 계획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CJ 관계자도 "아직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된다는 그림이 그려지지 않고 있다"면서 "여전히 구상단계"라고 말했다.
사실 CJ가 이 사업에 뛰어든 이후 각종 현안에서 문제가 많았다고 한다. 당초 2012년 착공 예정이었지만 현재의 상태로는 2013년에도 첫 삽을 뜨기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CJ는 지난해 한때 이 사업을 전면적으로 재검토 한다는 방침을 세우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2014년이 당초 개장 목표였는데, 이걸 또다시 2015년으로 늦췄고, 현재로서도 펀딩 등 자금확보 문제가 어려운 상황이어서 개장 목표를 맞추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귀띔했다.
CJ가 이 사업에 관심을 보인 것은 한류 콘텐츠를 통한 캐시카우 창출에 남다른 의욕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재현 회장이나 엔터테인먼트를 총괄하는 이미경 CJ E&M 부회장은 한류를 통한 신사업 개발을 그룹에 내부에 자주 주문해 왔다.
이런 과정에서 부산시가 삼성에버랜드의 절반 규모에 달하는 부지를 한류 콘테츠의 연장선에서 테마파크로 건설한다고 하니 그룹 차원에서도 군침이 돌만했던 사안인 것. 그룹 내부에 따르면 초기에는 사업성이 높다고 판단해 기대감이 상당히 컸다.
그러나 출발선을 지나자마 각종 대내외 현안이 줄줄이 불거지면서 이 사업 자체는 우선 순위에서 밀렸고, 이제는 사업성 자체를 고민해야 하는 지경에 놓였다는 게 그룹 내부의 시선이다.
대한통운 인수전 이후 1조원이 넘는 뭉칫돈이 투입되며 자금사정은 현재 '비품도 아끼자'는 정도로 좋지 않은 상태이고, 여기에 경기둔화 여파로 투자금 확보는 물론 제3의 투자자를 유치하기도 어렵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CJ 내부의 한 임원은 "전반적으로 관심도가 떨어지는 사업이 된 것은 사실"이라면서 "올해 들어 사업추진을 한다고는 하지만 요즘같이 어려울때 이런 사업이 잘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여전히 사업 철회의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의미로도 읽히는 대목이다. 그룹 차원의 큰 그림 속에서 동부산테마파크를 계획대로 진행하기도, 그렇다고 이제와서 손을 떼기도 고민스러운 부분이라고 그룹 내부는 전했다.
다만, 사업을 직접 진행하는 양사의 관련부서는 모두 "지금부터의 사업진행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부산도시공사와 CJ건설은 한달에 한번 가량 미팅을 갖고 세부 추진계획을 지속적으로 조율하고 있다고 한다.
이와 관련, CJ건설 관계자는 "상세하게 말하기 곤란하지만 약간의 차질이 있고 안좋은 것은 사실인데, 일정대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나 진행상황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하반기에는 구체적인 윤곽을 잡고 사업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 "왕의 귀환" 주식 최고의 별들이 한자리에 -독새,길상,유창범,윤종민...
▶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