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자재 관련주 약세·금융주 하락 압박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주택 및 산업생산 지표 개선에 장 초반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던 미국 증시는 유로존 부채위기에 대한 우려로 장 후반 약세 흐름을 보였다.
달러 인덱스가 13일 연속 상승, 최장기간 상승 기록을 세우면서 원자재 관련 종목이 약세를 나타냈고, 유럽중앙은행(ECB)이 당장 부양에 나설 뜻이 없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금융주도 하락 압박을 받았다.
16일(현지시간) 블루칩 위주의 다우존스 지수는 33.45포인트(0.26%) 떨어진 1만2598.55를 기록했다. 대형주로 구성된 S&P500 지수는 5.86포인트(0.44%) 내린 1324.80을 나타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9.72포인트(0.68%) 하락한 2874.04에 거래됐다.
초반 증시는 경제지표에 상승 화답했다. 주택 경기가 안정되는 한편 굴뚝 경기가 강한 모멘텀을 나타낸 것.
4월 산업생산은 1.1% 증가해 전문가 예상치인 0.6%를 두 배 가까이 웃돌았을 뿐 아니라 2010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4월 주택 착공도 2.6% 증가한 71만7000건으로, 전문가 예상치인 68만건을 상회했다. 3월 수치도 69만9000건으로 4만5000건 상향 조정됐다.
이와 함께 1분기 주택 압류 및 30일 이상 모기지 대출 연체율이 11.8%를 기록, 전년 동기 12.8%에서 완만한 내림세를 지속해 주택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PNC 웰스 매니지먼트의 윌리엄 스톤 최고투자전략가는 “미국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경제 지표가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다”며 “산업생산은 대단한 서프라이즈였고, 주택시장 역시 안정 신호를 보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제지표 개선은 유로존에서 전해진 소식에 일시적인 효과를 내는 데 그쳤다. ECB가 그리스의 금융권에 자금 지원을 중단할 움직임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시 시장에 긴장감을 높였다.
이날 주요 외신에 따르면 ECB는 그리스 정부가 은행권 자본재구성과 재무건전성 개선에 속도를 내지 않으면 자금 지원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또 그리스 구제를 위해 구제금융 원칙을 놓고 협상을 벌이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못박아 말했다.
바클레이스의 배리 크냅 전략가는 “유로존은 극도로 위태로운 상황”이라며 “자산시장이 안정을 이룰 것이라는 기대는 금물”이라고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역시 향후 경기에 대해 조심스러운 시각을 유지했다.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정책위원들은 경제가 완만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는 기존의 판단을 유지하고, 2014년 이전 금리 인상을 단행할 만큼 회복 신호가 강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또 일부 정책 위원들은 경기 하강 리스크가 높아지거나 회복이 부진할 때 추가 통화완화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종목별로 JC페니가 실망스러운 실적으로 인해 장중 18% 급락, 1987년 블랙먼데이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JP페니는 이날 19.72% 추락했다.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매입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제너럴 모터스(GM)는 2.29%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