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국채시장이 전약후강의 흐름을 나타냈다.
장 초반 주택 및 산업생산 지표가 큰 폭으로 개선된 데 따라 약세 흐름을 보인 국채시장은 유로존 리스크가 부상한 데다 연방준비제도(Fed)가 조심스러운 경기 판단을 유지한 내용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발표되면서 상승 탄력을 나타냈다.
16일(현지시간)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1bp 내린 1.76%를 나타냈고, 30년물 수익률 역시 2bp 떨어진 2.90%에 거래됐다. 5년물은 1bp 올랐고, 7년물은 약보합을 나타냈다.
이날 공개된 의사록에 따르면 지난달 회의에서 연준은 향후 경기에 대해 조심스러운 시각을 유지했다.
연준 정책위원들은 경제가 완만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는 기존의 판단을 유지하고, 2014년 이전 금리 인상을 단행할 만큼 회복 신호가 강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또 일부 정책 위원들은 경기 하강 리스크가 높아지거나 회복이 부진할 때 추가 통화완화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하지만 연준은 당장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새로운 조치를 준비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이 내놓을 수 있는 새로운 카드가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제로 수준의 정책금리와 사상 최저치 수준의 국채 수익률이 유지되는 가운데 추가로 고려할 만한 정책 수단이 지극히 제한적이라는 얘기다.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미 국채 ‘사자’ 심리를 부추겼다. 그리스의 은행권 지원을 중단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과 함께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그리스에 강경한 입장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높아졌다.
바클레이스의 마이클 폰드 채권 전략가는 “향후 1~2개월 사이에 발생할 것으로 보이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와 부채위기 확산 리스크가 당분간 국채시장 등락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는 긍정적이었다. 4월 산업생산은 1.1% 증가해 전문가 예상치인 0.6%를 두 배 가까이 웃돌았을 뿐 아니라 2010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4월 주택 착공도 2.6% 증가한 71만7000건으로, 전문가 예상치인 68만건을 상회했다. 3월 수치도 69만9000건으로 4만5000건 상향 조정됐다. 이와 함께 1분기 주택 압류 및 30일 이상 모기지 대출 연체율이 11.8%를 기록, 전년 동기 12.8%에서 완만한 내림세를 지속해 주택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한편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는 상승했다. 스페인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5bp 하락한 6.30%를 나타냈고, 이탈리아 10년물은 4bp 떨어진 5.83%를 기록했다.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1.47%로 보합을 나타냈다. 장중 수익률은 1.44%까지 밀렸으나 반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