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이번 주말 유로존 정치권 향방에 글로벌 금융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다.
오는 6일(현지시간)로 예정된 총선이 그리스를 또 한 차례 벼랑 끝 위기로 몰아 갈 것인지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날 대선 2차 투표를 치르는 프랑스에서는 1차 투표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을 누른 사회당 프랑수아 올랑드 후보의 승리 여부가 관심사다.
특히 그리스의 경우 지난 3월 2차 구제금융 지원 이후 눈앞에 닥쳤던 디폴트 리스크가 일단 수습됐지만 이번 주말 총선이 위기를 촉발시키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그리스 연립정부는 2차 구제금융을 지원받기 위해 강도 높은 긴축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긴축 재정에 따른 공무원 임금 삭감과 공기업 민영화 등으로 연립정부의 지지도가 크게 떨어진 상태.
이번 선거에서 급진좌파연합이 세력을 얻으면서 연립정부가 의회 과반수 의석 확보에 실패할 경우 긴축안 이행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급진좌파연합을 중심으로 야당 3당이 긴축안 폐지와 부채감축 재협상을 주장하는 등 기존의 재정 정상화 방안을 흔들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애널리스트는 총선 이후 부채감축 협상안의 일부분에 대한 재협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UBS는 그리스 정부의 자금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소진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리스가 금융시장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서는 미이행 중인 긴축안 이행과 향후 예산 감축의 구체적인 계획 마련을 총선 후 1개월 이내에 완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총선 이후 그리스 정부를 기다리고 있는 과제는 간단치 않다. 30억유로 이상의 예산 삭감을 곧바로 이행해야 하고, 구제금융 협약에 따라 2013년과 2014년 120억유로의 추가 재정을 확보하는 세부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캐피탈 이코노믹스는 2차 구제금융 지원 이후에도 그리스 경제는 가파른 하강 기류를 타고 있고, 위기 종료까지 과정이 험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그리스 정치권이 긴축보다 성장에 무게를 두고 있으며, 이는 총선 이후 새 정부가 구제금융 조건을 수정하고 나설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리스가 제재를 감수하더라도 구제금융 조건 수정을 시도할 여지가 높고, 이 경우 디폴트 우려가 번지면서 금융시장이 또 한 차례 혼란에 휩싸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편 프랑스 대선에서는 올랑드 후보가 기선을 잡을 경우 유로존 부채위기 해법 마련을 위한 독일과 공조가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가 번진 상태다. 또 프랑스의 긴축안 이행도 차질이 발생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