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넥스트 그리스’로 꼽히는 스페인이 경기침체에 빠졌다. 유로존 경제가 이미 더블딥 침체에 접어들었다는 전문가 의견이 공식 지표를 통해 다시 한 번 확인된 셈이다. 스페인의 침체는 고강도 긴축에 따른 결과로, 성장을 회복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데 전문가 의견이 모아졌다.
부채위기 해법이 출발부터 틀렸다는 비판이 점차 거세지는 등 유로존 부채위기 사태는 악화 일로다. 여전히 최악의 상황이 기다리고 있다는 관측과 함께 글로벌 경제가 또 한 차례 대공황에 빠졌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었다.
◆ 스페인도 침체 대열..최악 안 지나
30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1분기 스페인 경제는 전분기 대비 0.3%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전문가 예상치인 0.4%에 비해 경기 위축 폭이 작았지만 유로존 4위 경제가 침체에 빠진 데 따른 충격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다. 연율 기준으로는 0.4%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청년 실업이 약 50%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는 등 고용난이 극심한 데다 부동산 버블 붕괴와 이에 따른 금융시스템 리스크가 동시에 부상, 스페인이 경제 체력을 회복하기까지 험난한 과정이 기다리고 있다는 데 이견이 없다.
씨티그룹의 길라움 메뉴에트 이코노미스트는 “스페인 경제가 침체를 빠져나오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추가적인 재정 긴축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이는 경제 펀더멘털을 더욱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의 존 윌리엄스 총재는 “유로존 부채위기가 악화될 리스크가 상당히 높다”며 “최악의 상황이 아직 지나지 않았고, 상당히 우려스러운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긴축과 성장 사이에 균형을 잃은 상태이며, 다수의 국가가 동시에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고용난과 기업 이익 부진 등 실물경기에 타격을 가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 글로벌 경제 대공황 상태
유로존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제에 대한 잿빛 전망이 연이은 가운데 대공황 상태라는 진단이 나왔다.
로버트 실러 예일대 경제학 교수는 “글로벌 경제가 긴축이라는 새로운 시대를 맞았고, 또 한 차례 대공황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의 양적완화가 중장기적인 경제 성장 동력을 마련하지 못했고, 유로존의 긴축은 단기 효과마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긴축 정책의 결과는 국민들의 반응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선명하게 예측하기가 어렵다”며 “경기회복에 대한 신뢰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고, 이는 부동산을 포함한 자산 시장에 타격을 주는 문제이기 때문에 긴축의 순기능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