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 요원, 스페인 등 불안요인 다시 부각
[뉴스핌=권지언 기자] 가뜩이나 부채 위기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유럽의 중앙은행들이 최근 심상치 않은 물가 움직임에 경기 부양 카드를 더 꺼내지 못하고 망설이고 있지만, 일단은 물가보다는 부양쪽에 정책 무게가 더 실릴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경기 회복을 위해 유럽 중앙은행들은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했지만 안도감도 잠시, 스페인 국채 수익률이 다시 급등하는 등 유럽 위기 불안감은 다시금 고조되고 있다.
이번 주 유럽연합(EU) 통계국인 유로스타트가 발표한 유로존 3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7%로 2월의 2.6%보다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로존 소비자물가 압력은 중앙은행의 2% 안정 목표치를 크게 웃돌고 있어 주목된다.
CNBC 뉴스는 이에 대해 레이즈 캐피탈 애널리스트 파비오 포이스는 “물가는 상방 위험으로 기울어 있다"면서, "에너지물가 상승세가 예상보다 더 큰 영향을 주는 데다가 간접세와 공공물가가 추가 상승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는 의견을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인플레 우려는 영국에서도 심상치 않은 분위기다.
같은 날 공개된 영란은행(BoE) 의사록에서 정책위원들은 현재 목표치를 상회하고 있는 물가 상황이 중기적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경고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비키 레드우드는 “경기 회복세가 다시금 부진한 양상을 보이면서 연내에 BoE가 추가 자산매입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지만 당장은 양적완화 규모를 확대하지 않고 기다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물가 압력 고조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유로존 경기 회복세가 아직 요원한 만큼 유럽 중앙은행들이 우선 경기 부양에 초점을 맞출 수 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최근 포르투갈 총리는 파이낸셜타임즈(FT) 기고를 통해 포르투갈이 전망대로 2013년 시장에 복귀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탈리아 또한 예산 균형을 맞추겠다던 종전 계획을 1년 뒤로 미루고 적자 전망도 상향 조정한 상태다.
스페인도 문제다. 주택가격 하락세가 심상치 않은 가운데 스페인 은행들의 지난 2월 부실대출 규모가 포트폴리오의 8.2%로 늘며 1994년 10월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한 것.
분석가들은 이 밖에도 노동 비용 상승세가 문제시 되고 있는 프랑스 등 기타 유럽 국가들도 눈에 띄는 문제들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도 최근 세계경제전망에서 “또 한번의 심각한 유럽 위기” 가능성을 지적하며 ECB의 추가 완화와 장기저리대출(LTRO) 및 국채매입 프로그램 지속을 촉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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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