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Storytelling)이 현대 경영활동의 핵심 수단으로 뿌리를 내리고 있다. 마켓팅은 물론 기업 핵심가치를 꾸며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영역으로까지 확장되는 추세다. 진정성이 담겨있는 스토리텔링 기법 및 경영관은 궁극적으로 비전기업을 만드는 데에 큰 몫을 한다. 뉴스핌은 창간 9주년 기획물로 스토리텔링 경영의 중요성과 국내 주요 기업들의 해당 성과물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편집자 주>
[뉴스핌=이강혁 기자] "홍보용 자료도 예전과 비교하면 많이 달라졌죠. 단순한 사실관계 정리가 아니라 스토리를 입히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자료 하나를 만들더라도 스토리를 담자는 게 커뮤니케이션의 방향입니다."(삼성 홍보실 관계자)
"소비자들의 수준이 높아져서 제품의 제원표만으로 주목도를 높일 수가 없습니다. 제품의 탄생 배경부터 만든 사람의 이야기, 사용기, 총괄적인 브랜드 전략 등 제품과 기업의 모든 이야기를 컨셉화하는 작업이 있어야 눈길을 끌 수 있습니다."(현대차 마케팅본부 관계자)
재계 주요 대기업들이 브랜드 마케팅 전략의 일환으로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을 경영에 접목하고 있다. 스토리텔링은 총괄적인 브랜드 전략의 한 부분이지만, 경영적 측면에서 그 역할은 점점 더 커지는 형국이다.
사실 우리 기업들이 스토리텔링을 경영에 접목한 것은 수년전부터다. 제품에 대한 스토리텔링, 기업 브랜드에 대한 스토리텔링 등 각 기업별로 다양한 '이야기'를 포장하고 입히는 작업에 열정을 쏟는 것이다.
대기업들의 스토리텔링 성공사례는 현재 손꼽을 수 없을만큼 많다. 그만큼 이제는 스토리텔링 기법이 보편화됐다는 반증이다.
4대 그룹의 한 임원은 "잘 만든 제품이라고 하더라도 예전처럼 단순하게 입소문에 의지해서는 판매를 할 수 없다"면서 "하나의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서 치밀한 전략을 짜고 스토리를 제품에 입히는 것이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고 말했다.
재계에서 스토리텔링 작업의 모법답안으로 손꼽는 성공사례는 아무래도 오리온의 초코파이 컨셉 '정(情)'이다. '情'이란 단어 하나가 제품은 물론 기업 브랜드에게 가져다 준 성과는 단순한 숫자로 계산할 수 없을 만큼 큰 성공을 거뒀다.
오리온은 1989년 초코파이 '情' 캠페인 광고를 시작하면서 한국인은 물론 세계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나갔다. 단적으로 빅 모델이 아니면 제품을 팔 수 없다는 광고계의 불문율을 과감히 탈피하면서 소박하지만 정감어린 이야기를 제품과 믹스해 전달했다.
어느 날은 아파트 경비원 아저씨를 등장시키고, 또 어느 날은 군대에가는 삼촌을 등장시켰다. 가족간, 이웃간 '정'을 연출하면서 단순한 제품 이상의 의미를 부각시킨 셈이다.
이런 스토리텔링으로 매출 성장은 물론 기업 이미지를 크게 높이면서 초코파이의 글로벌 시장 진출까지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업계 후발주자가 일약 선두주자로 바뀌는 데도 스토리텔링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라면시장의 돌풍을 몰고 온 '꼬꼬면'이 대표적이다.
이 제품을 만드는 한국야쿠르트는 꼬꼬면의 성공적인 스토리텔링을 통해 라면업계의 최강자로 거듭남은 물론 '야쿠르트 아줌마'와 더불어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기업 인지도 상승을 이뤄냈다.
세계적인 IT기업 애플이 지배하는 스마트폰 시장에 뒤늦게 뛰어든 삼성전자의 성공사례도 큰 틀에서는 스토리텔링의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다양한 스토리를 제품과 믹스하면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은 현재 판매량 세계 1위에 올라섰다.
삼성전자는 최근, 소비자 취향을 반영해 첨단 기술력과 더불어 진짜 스마트한 삶을 제안하고 소통하려고 시도한 '하우 투 리브 스마트(How to Live SMART)' 캠페인을 통해 기술과 생활, 감성까지 아우르며 스마트폰 정상 굳히기에 나선 상태다.
삼성전자의 이 광고성 캠페인은 '스마트(SMART)'라는 일반 단어를 삼성이 독점사용할수 권리를 지녔거나 창조한 것 같은 인상을 소비자들에게 심어주고 있다. 한발 나아가 시스템통합업체인 삼성SDS는 근래 ' Answer Smart'라는 광고카피를 선보이면서 삼성과 스마트의 연상효과를 이야기로 만들어 내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대기업들은 스토리텔링을 위해 외부 컨설팅에 의존해왔다"면서 "하지만 그 중요성이 높아지고 성공사례가 많아지면서 총수들의 각별한 관심으로 내부적인 스토리텔링 본부를 만드는 곳도 최근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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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