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스페인의 실망스러운 국채 발행 실적이 유로화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경기 하강 리스크를 언급, 유로화 하락에 힘을 실었다.
유로존 부채위기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안전자산 투자 심리가 상승, 달러화와 엔화가 주요 통화에 대해 강세 흐름을 나타냈다.
4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는 0.70% 하락한 1.3140달러를 나타냈다. 장중 환율은 1.3108달러까지 하락했다.
엔화에 대해 유로화는 더 큰 폭으로 떨어졌다. 유로/엔은 108.32엔을 기록해 1.17% 급락했다. 달러 인덱스는 79.76을 기록해 0.46% 상승했다.
엔화는 달러화에 대해서도 상승했다. 달러/엔은 0.45% 하락한 82.44엔에 거래됐다.
이날 ECB가 기준금리를 1%로 유지한 가운데 드라기 총재는 유로존 경제가 여전히 하강 리스크를 안고 있으며, 출구전략을 모색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여기에 스페인의 국채 발행 금리가 상승하면서 부채위기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각심을 다시 일깨웠다.
스페인은 이날 2015년 만기 국채를 평균 2.89%의 금리에 발행했다. 이는 지난달 15일 발행금리인 2.44%에서 상당폭 오른 수치다. 2016년 만기 국채 발행 금리 역시 4.319%로 전월 3.376%에서 크게 상승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데이비드 그래드 외환전략가는 “이날 유로화에 대한 공격적인 매도 공세는 유로존 부채위기에 대해 투자자들이 다시 눈을 떴다는 의미”라며 “시장의 중심이 옮겨가는 만큼 유로화 하락 리스크가 그만큼 높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파운드화는 서비스 및 주택 관련 지표의 개선에 따라 유로화에 대해 오름세를 탔다. 유로/파운드는 82.70펜스를 기록해 0.56% 떨어졌다. 반면 파운드/달러는 1.5886달러로 0.17% 하락, 달러에 대해 파운드는 약세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