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은지 기자] 지난 1분기 전 세계 기업공개(IPO)시장이 그다지 밝지만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유럽 등지에서 일부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됐지만 중국 IPO 시장은 여전히 불투명 하다는 분석이다.
지난 1일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분기 전 세계적으로 174개의 회사가 IPO를 실시해 모두 165억 달러를 조달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거래 수 기준 지난해에 비해 43%, 금액으로는 63% 줄어든 수치다.
IPO에 나선 기업 수로 보면 163개의 업체가 기업공개에 나섰던 지난 2009년 3분기 이래 가장 느린 수준이고 조달 금액으로는 114억 달러가 조달됐던 지난 2009년 2분기 이래 최저 수준이다.
지역별로 보면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 주요 지역의 IPO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줄어들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경기 향상에 고무된 눈치를 보이면서도 향후 수개월 내 IPO 숫자가 증가세를 보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수년만에 처음으로 중국에서의 IPO 전망이 불투명한 것은 걸림돌로 보인다.
미국의 경우 지난 1분기 동안 36개의 미국 기업들이 IPO를 실시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늘어난 수치를 보였다. 그러나 IPO가 대부분 소규모 업체에 집중된 때문에 총 IPO 조달금액은 60%나 줄어든 55억 달러에 그쳤다.
특히 투자심리가 가라앉은 가운데 지난 1월과 2월 IPO를 실시한 미국 기업들 중 절반 가량이 예상 범위 아래서 가격이 매겨지는 등 지난 1분기 IPO 시장은 시작부터 부진한 양상을 보였다.
다만 3월 들어 IPO를 실시한 기업들 중 다수가 예상범위 내 혹은 이를 상회한 범위에서 가격이 매겨진 것은 긍정적인 신호로 풀이된다는 평이다.
크레디트스위스그룹의 조 리스는 "IPO에 나선 기업 수는 지난해에 비하면 여전히 뒤처지는 수준이지만 지난 몇 주간은 보다 긍정적인 흐름을 나타내기에 충분했다"며 "시장이 건설적인 기조를 유지한다는 가정하에 이 증가세가 계속될 것이라 예상한다"고 말했다.
미국 IPO 시장 중 은행가들이 더 활발할 것으로 예상하는 부문은 공업, 금융서비스, 첨단기술, 친환경기술, 주택관련 부문 등이다.
물론 이들 가운데 가장 큰 업체는 페이스북(Facebook)이다. 이번 분기 IPO를 실시할 경우 페이스북이 조달 가능한 금액만 1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미국이 이번 분기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지만 유럽도 예상외로 선전했다. 유로존 채무위기로 유럽 증시가 지난해 대부분의 기간동안 변동장세를 유지한 때문에 유럽의 IPO 기대감이 매우 낮았기 때문이다.
유럽의 IPO 실시 업체는 지난해에 비해 급격히 준 것이 사실이다. 1분기 유럽에서의 IPO 업체는 17개, 조달금액은 32억 달러에 불과해 지난해 업체 수에 비해 72%, 금액으로는 18% 줄어든 수준을 기록한 것.
그러나 두 건의 대규모 IPO 업체가 예상외로 선전해 유럽 IPO 시장에 긍정적인 기운을 불어 넣었다는 평이다. 네델란드의 케이블 회사인 지고(Ziggo NV)와 스위스의 기업서비스그룹인 DKSH 홀딩스가 그 곳이다. 지고는 상장 후 15% 가량 상승했고 DKSK 홀딩스는 기업공개 첫날 6.3%나 올랐다.
이에 따라 지고는 12억 달러를 조달해 조달금액기준 이번 분기 최대 IPO 업체에 등극했고 DKSH는 8억 9700만 달러를 조달해 2위에 올랐다.
아시아의 IPO 시장은 불확실성이 큰 편이다.
아시아는 지난 2009년 이래 글로벌 IPO 시장에서 단일시장으로는 최대 규모를 유지해 왔지만 지난 분기 IPO거래 수와 조달 금액 모두 줄어든 것.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에서 해당 분기 총 96개의 거래가 이루어져 67억 달러를 조달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숫자로는 42%, 달러화가치로는 73% 줄어든 수치. 이와 유사하게 중국에서는 56개업체가 IPO를 실시해 53억 달러를 조달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숫자로는 42%, 금액으로는 68% 줄어든 수치다.
2분기를 바라보는 현재 금융권에서는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감은 물론 최근의 거래들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일본은 소폭으로 개선추세를 보였다. 8개의 회사가 1억 9800만 달러를 조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의 7개사 2억 600만 달러와 대비를 이뤘다. 뱅커들은 이러한 추세가 앞으로도 개선세를 보일 것이라 전망했다.
JP 모간 체이스의 비스와스 라가반은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시장은 중국의 IPO 시장이 회복 되느냐 마느냐에 따라 정의된다"며 "중국 시장이 회복된다면 이는 전반적인 금융시장의 건전성에 긍정적인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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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은지 기자 (sopresciou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