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값 5년새 40%↑…'소비 지혜' 필요
자동차 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새로운 모델을 내놓을 때마다 가격을 올리고 있으며, 한ㆍEU, 한ㆍ미 FTA에 따른 수입차 업체들의 가격인하도 만족스럽지 못하기 때문이다. 급기야 공정위는 수입차 가격의 문제점을 짚어보겠다며 칼을 빼 들었다. 대표적 독과점 체제인 국내 자동차 시장의 가격 문제를 집중 분석해 본다.<편집자 주>
[뉴스핌=김기락 기자] 자가 운전자들이 하늘 높은지 모르고 치솟는 기름값에 정비 비용 등 유지비에 허리를 졸라매고 있다. 그러나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거나 경제운전 외에는 뚜렷한 대안이 없다.
기름값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자동차 유지비에 비상이 걸렸다. 26일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휘발유 전국 평균 가격은 2042원이다. 경유 가격은 전국 평균 1858원으로 이달 초보다 15원이 올랐다.
특히 이날 서울 지역 휘발유 가격은 2116원으로 이미 지난해 10월 서울시 역대 최고가인 2067.26원을 넘어섰다. 오피넷은 일시 소강세를 보인 국제제품 가격이 반등하며 강세를 유지해 이달 말까지 휘발유와 경유 값이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자가운전자들은 높은 기름값에 자동차 유지비 부담까지 커져 이중고를 피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 사는 이 모 씨(37세, 자영업)의 자동차는 2004년식 현대차 NF쏘나타로 5000km 주행할 때마다 엔진오일을 교환해 왔다.
그는 얼마 전 현대차 AS센터인 블루핸즈에서 엔진오일을 교환하고 5만1700원을 청구 받았다. 엔진오일세트(오일, 필터, 에어클리너) 교환비가 5만원을 넘긴 경우 이번이 처음이다.
엔진오일세트는 자가운전자가 자주 교환하는 대표적인 소모품 중 하나다. 그만큼 자동차 유지보수비용의 지표가 된다는 얘기다.
현대모비스에 따르면 엔진오일세트 부품 가격이 2007년 1만8250원에서 올해 2만1800원으로 19.6%가 올랐다. 여기에 교환 공임이 붙어 소비자에게 청구된다.
![]() |
-대표적인 자동차 소모품 중 하나인 엔진오일세트 교환 비용은 2007년 대비 올해 19.6%가 올랐다. 교환 공임을 더하면 상승폭은 이 보다 더 크다 <자료=현대모비스> |
현대모비스는 윤활유 등 외부 업체에서 구입하는 가격이 대체로 오르지만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회사가 가격 인상폭을 어느 정도 떠안고 있다는 입장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엔진오일 가격 결정은 SK, GS칼텍스 등 대형 정유사가 갖고 있다”며 “현대모비스는 소비자 가격 인상 요인을 일정 부분 흡수해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2008년과 2011년은 손실이 우려돼 엔진오일 가격 등 윤활유 가격을 다소 올릴 수밖에 없었다”며 유통 구조상 불가피한 한계에 대해 설명했다.
이와 함께 타이어 가격도 5년 전과 비교 시 약 40% 뛰었다. 고무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타이어 업체 관계자는 “중형차에 많이 쓰이는 205/65R16 일반 타이어 소비자 가격은 2007년 약 10만원에서 지난해 14만원으로 올랐다”고 말했다.
인상폭은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대동소이하다. 초고성능(UHP) 타이어를 비롯해 고급 타이어와 수입 타이어의 인상폭은 40%를 넘는다.
20년간 서울 영등포에서 윤활유를 판매한 유진상사 장상문 사장은 “자주 교환하는 엔진오일의 경우 수명이 긴 제품을 쓰면 자동차 유지비를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고유가가 지속될수록 합리적인 가격 경쟁력을 갖춘 고연비 자동차가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고연비 자동차도 중요하지만 운전습관에 따라 연료비와 자동차 유지비 등을 동시에 아낄 수 있다”라는 지극히 교과서적인 해결책을 제시했다.
자고 나면 오르는 물가로 인해 자동차 기름값, 소모품, 유지비 등 자동차 생활에 지혜로운 소비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잡은 셈이다.
▶ 주식투자로 돈좀 벌고 계십니까?
▶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