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선 연준 평가 결과에 의구심 제기도
[뉴스핌=우동환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실시한 '스트레스테스트(건전성심사)' 결과 대부분의 대형 은행들은 심각한 경기 침체 상황에서도 자본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씨티그룹과 선트러스트뱅크 그리고 얼라이파이낸셜 등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은행들은 배당금 지급 등 올해 자본 운용 계획에 비상이 걸렸다. 은행 외 금융회사 중에서 보험사인 메트라이프가 이번 심사에서 탈락했다.
당초 연준은 15일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이날 JP모간 체이스가 배당금 지급 계획 등을 발표하는 등 자신의 테스트 결과를 미리 알리는 바람에 발표 시기가 앞당겨졌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번 결과에 대해 놀라운 결과는 아니라면서도 연준의 평가처럼 미국의 금융권이 혹독한 환경에 대해 내성을 가질 수 있을지 여전히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13일(현지시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은행권에 대한 스트레스테스트 결과를 공개하면서 주요 대형 은행들이 위기 상황 이후에도 충분한 자본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모두 19개 금융기관들 중에서 이번 심사에 통과한 곳은 JP모간 체이스를 비롯해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파고, 뱅크오브뉴욕 멜론, 모간스탠리, PNC파이낸셜, 유에스뱅코프, BB&T, 스테이트스트리트,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디스커버파이낸셜서비스, 피프스서드뱅코프, 키코프, 리전스파이낸셜, 캐피털원 등이 포함된다.
가장 높은 기본 자기자본 비율을 낸 곳은 뱅크오브뉴욕멜론으로 13.1%에 달했다. 그 뒤를 스테이트스트리트(12.5%), 아메리칸익스프레스(10.8%)가 뒤따랐다.
연준은 은행들의 건정성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실업률이 13%까지 치솟고 주택가격은 21% 급락하는 위기 상황을 설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시나리오에서 대부분의 은행은 약 9분기 동안 총 5340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하는 것으로 집계됐지만 자기자본비율은 연준이 요구하는 수준인 5%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19개 금융회사 가운데 4곳은 테스트 기준에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씨티그룹은 연준의 설정한 테스트 상황에서 기본(Tier 1) 자기자본비율이 4.9%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집계된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 발표후 시티그룹은 성명을 통해 "연준은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하려는 우리의 계획에 반대했다"며 "연말까지 연준에 새로운 자본운용 계획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시티그룹은 연준이 현재 주당 1센트의 분기 배당금에 대해서는 반대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얼라이파이낸셜과 선트러스트뱅크 역시 위기 상황에서 자기자본비율이 각각 4.4%와 4.8%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집계되면서 연준의 기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대형보험사인 메트라이프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연준이 요구했던 충분한 자본 건전성을 유지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트라이프는 위기 상황에서 위험가중자본비율이 연준의 기준인 8%를 밑도는 6%로 측정되면서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메트라이프의 스티븐 칸다리언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서를 통해 연준의 결과에 대해 "매우 실망스럽다"며 "연준이 '포괄적인 자본 분석 및 검토' 기준이 보험회사에 적절히 적용될 수 있는 평가인지 의심스럽다"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반면 테스트에 통과한 은행들은 배당금 상향 조정 등 기존 자본운용 계획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테스트 결과를 미리 발표한 JP모간은 이날 분기 배당금을 기존 주당 20센트에서 30센트로 상향 조정하고 4월 말 지급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모간스탠리 역시 결과가 발표된 직후 성명서를 통해 연준이 올해 자본운용 계획에 대해 반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모간스탠리는 배당금 및 자사주매입 계획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이번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마켓워치의 평론가인 데이빗 와이드너는 연준은 미국의 은행권이 상당히 좋은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지만 우려가 나오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은 씨티그룹이 좀 더 좋은 결과를 내놓을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그렇지 못했고 씨티를 포함해 모두 4곳의 금융회사들이 가혹조건을 버티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남는다는 것을 지적했다.
특히 그는 "더 놀라운 점은 시티그룹보다 뱅크오브아메리카가 테스트를 통과한 것"이라면서, 이 은행은 연준의 배당금 지급 허가를 받지 못했는데 은행도 즉시 배당지급 승인을 요청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스트레스 테스트는 지난 2008년 금융 위기부터 제도화되었는데, 이제는 도드-프랭크법에 따라 매년 의무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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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우동환 기자 (redwax@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