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률 개선에 비해 느린 성장, 어떻게 볼까
[뉴스핌=권지언 기자] 최근 미국 경기 회복세가 갈팡질팡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는 다음 주 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 양적완화(QE3) 신호를 보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는 1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새로운 경기 부양 카드를 꺼낼 것 같지는 않으며, 경제 전망은 다소 긍정적으로 제시할 수도 있겠지만 경기 평가는 여전히 엇갈린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연준은 지난 6개월 간 국채 매입 등의 경기부양책을 펼쳐왔다. 특히 지난 1월에는 단기 정책금리가 2014년 말까지 제로에 가까운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 밝히며 저금리 기조를 이어갈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통상 연준은 성장과 물가 안정이라는 두 가지 목표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데, 지난 6개월간은 성장 쪽에 기울어 온 셈.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1월 통화정책회의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자산매입 확대 쪽으로 기울기는 하지만 이는 경제 상황에 따라 판단할 문제임을 명확히 했다.
문제는 현재 경기에 대한 판단이 이전보다 더 애매해 졌다는 데 있다.
◆ 실업률 하락세, 진정한 회복 신호인가?
연준 내에서도 현재 경제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는데, 무엇보다 실업률이 상당폭 하락했는데도 불구하고 성장률은 그에 비해 완만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9%를 웃돌던 미국 실업률은 성장률이 비교적 완만한 수준에 머물러 있음에도 올 1월 8.3%까지 떨어졌다.
실업률이 몇 개월 만에 이 정도 폭으로 떨어지려면 더 가파른 성장세가 나타나야 정상이다. 이 때문에 현재 실업률 하락이 지속 불가능한 단기적 현상인지, 아니면 경제가 최근 지표가 시사한 것 보다 더 강한 성장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것인지 판단이 필요하게 된 것.
일단 버냉키는 지난주 의회 청문회를 통해 고용 회복세 지속여부에 '회의적' 시각을 드러낸 상태다.
나머지 연준 정책결정자들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상황을 좀 지켜보자는 신중한 입장이다.
연준 내에서 보통 중립적 입장을 취하는 것으로 알려진 샌드라 피아날토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현재 통화정책 기조가 적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같은 때 추가 (완화) 조치에 나설 경우 인플레 리스크를 불러올 수 있고, 완화 조치를 철회한다면 이미 더딘 확장세를 더 늦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디스인플레이션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연준은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이 2.2%~2.7% 수준을 기록하고 실업률은 올해 말 8.2%~8.5%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성장률이 올해 상반기 둔화된 뒤 마지막 분기에는 2% 내지 그 이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가계 신뢰도나 주가, 은행 대출 등은 개선세를 보이며 경제 성장에 긍정적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예상하는 대로 완만한 경제성장 수준이 달성되고 실업률은 크게 개선이 없는 상황에서 물가도 안정된다면, 연준은 어떤 정책적인 태도를 취해야 할까.
이런 시나리오에 대한 세부적인 정책 대응 전략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고, 내부 정책결정자들의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이에 따라 FOMC가 추가 양적완화(QE3)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할지, 오는 13일 회의에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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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