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공포 프리미엄 10~20달러 형성
- WTI, 주간기준 6.33% 급등...'52주 최고' 경신하나
- IAEA "이란 농축 우라늄 생산 대폭 확대"
- 美 주택지표, 예상치 상회하며 개선 흐름
[뉴욕=뉴스핌 박민선 특파원] 국제유가가 7거래일 연속 상승을 이어가면서 지난 2010년 1월 이후 최장기간 랠리를 기록했다.
경기 회복에 대한 시그널과 이란의 농축 우라늄 생산 확대 소식이 유가를 끌어올리면서 110달러선 부근까지 바짝 다가선 모습이다. 장중 109.95달러대까지 육박하는 등 급등세가 좀처럼 꺾일 줄 모르는 양상이다.
2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4월물은 전거래일보다 1.95달러, 1.80% 치솟으면서 배럴당 109.7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주간 기준으로는 무려 6.33% 오른 수준으로 9주만에 최고의 상승폭을 기록한 셈이다.
북해산 브렌트유도 이날 1.45달러, 1.2% 수준의 상승을 기록하며 배럴당 125.07달러선까지 올라섰다.
WTI가 배럴당 109달러대를 상회한 것은 지난 5월 4일 이후 9개월 만의 기록으로 52주 최고가는 지난 4월 29일의 113.93달러다.
소매 휘발유가 역시 상승세를 보이면서 갤런당 3.647달러까지 비솟은 상황. 전주 평균과 전월 평균이 각각 3.529달러, 3.379달러였음을 감안한다면 당장 시장이 느끼는 부담도 크게 증가한 상태다.
이란의 핵 프로그램 개발과 관련한 서방 국가들의 제재조치에 대해 이란이 수출 중단을 선언하는 등 사태가 악화되면서 유가 시장은 공급 불안에 대한 공포에서 쉽사리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란의 수출 중단시 원유 가격은 향후 20~30% 가량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하는 등 현 상황이 지속되는 한 유가 과열 양상 지속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유가에 10~20달러 수준의 '공포 프리미엄'이 포함돼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경기 회복 관련 기대감까지 겹치면서 상승 국면은 더욱 확고해지는 분위기다.
이날 유엔 산하의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란의 농축 우라늄 생산이 대폭 확대됐음을 확인시켰다.
IAEA는 회원국들에게 배포한 보고서를 통해 "우리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가능한 군사적 차원과 관련해 심각한 문제가 계속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이 나탄트 도심 부근의 주요 농축 공장을 확장했고 포르도 지대 지하 핵시설의 작업량 역시 증가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IAEA는 "이란이 20% 농축 우라늄 생산능력을 최근 3배 가량으로 늘리는 등 위험스러운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며 "20% 농축 우라늄 공급량은 지난해 11월 73.7kg에서 109kg까지 늘린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의 1월 신규주택판매건수는 시장의 예상치를 상회하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미 상무부는 지난 1월 신규주택 판매가 연율 환산으로 32만 1000채를 기록해 시장 전망치인 31만 5000채를 상회했다고 밝혔다.
지난 12월 신규주택 매매건수도 당초 30만 7000건에서 32만 4000건으로 상향 조정됐다.
다만 전월대비로는 0.9% 감소해 지난 12월 1.9% 증가세에서 한달만에 다시 하락세를 기록했다.
스콕그룹의 스테판 스콕 대표는 "모두가 110달러대를 바라보고 있다"며 "이란과 서방 국가간의 긴장은 놀랄 만큼 고조되고 있고 이것이 중동 지역의 새로운 전쟁으로 악화될 수 있다는 공포가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JBC 에너지의 요하에느 베니나이 전무 이사는 "원유 가격의 하락 가능성은 매우 작다"며 "시장은 공급이 원활치 않고 우리가 원하는 수요는 빡빡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 상황에서 이란의 원유 없이는 여유가 없다"며 "3분기나 4분기가 되면 이란산 원유 없이 유지할 상황이 될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