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그리스의 2차 구제금융 집행이 불투명해 지면서 유로가 달러와 엔에 대해 하락했다.
지난해 4분기 유로존 GDP 성장률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고, 중국이 부채위기국 지원 의사를 밝히면서 ‘리스크-온’이 확산됐으나 장 후반 유로존 재무장관이 그리스 구제금융을 4월로 연기할 움직임이라는 소식에 상황이 반전됐다.
15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는 1.3071달러를 기록, 0.5% 하락했다. 유로는 엔에 대해서도 약세를 보였다. 이날 유로/엔은 102.39엔에 거래, 유로가 엔에 0.6% 떨어졌다.
달러는 엔에 대해 약보합을 보였다. 달러/엔은 78.37엔을 기록해 0.1% 소폭 하락했다. 달러 인덱스는 79.61을 기록해 0.2% 오름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4분기 유로존 GDP는 전분기 대비 0.3% 위축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인 0.4%를 밑도는 수치다. 여기에 저우 샤오촨 중국 인민은행장이 유로존 부채위기 해소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발언하면서 장 초반 유로 상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이와 관련, 코메르츠방크의 울리히 룩트만 외환 전략가는 “중국의 유로존 지원 기대에 따른 유로 상승은 근거가 미약한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관심을 갖는 것은 리스크가 지극히 낮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채권 뿐이며, 이는 부채위기를 해소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게인 캐피탈 그룹의 에릭 바이올리아 수석 외환전략가는 “고객들에게 최근 유로 상승이 현실성과 영속성이 없는 재료를 근거로 한 것인 만큼 경계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며 “중국이 유로존 지원 의사를 밝히긴 했지만 구체성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밖에 영국 파운드가 전강후약의 흐름을 보였다. 달러/파운드는 1.5701파운드를 기록해 0.0%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영란은행(BOE)의 인플레이션 보고서에서 상당 기간 물가가 하락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한 데 따라 양적완화와 초저금리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 탓이다.
RBC 캐피탈 마켓의 데이비드 와트 외환전략가는 2014년 3분기까지 BOE가 저금리 기조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머빈 킹 BOE 총재는 추가 양적완화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혀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