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중국의 유로존 지원 움직임에 약세 흐름을 탔던 미국 국채가 유로존의 그리스 구제금융 연기 소식에 상승 반전했다. 미국 벤치마크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장중 1.90%를 뚫고 내려갈 움직임을 보였다.
유럽 역시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몰렸고, 국채 신용부도스왑(CDS)의 프리미엄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수익률은 1bp 소폭 내린 1.93%를 기록했다. 장중 10년물 수익률은 1.90%까지 밀렸다. 30년물 수익률은 1bp 오른 3.10%를 나타냈고, 2년물과 5년물 수익률은 각각 1bp와 2bp 상승했다.
독일 국채도 이틀 연속 상승했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4bp 떨어진 1.86%를 기록했고, 2년물 수익률 역시 3bp 내린 0.22%로 밀렸다.
반면 스페인과 이탈리아 10년물은 각각 15bp 오른 5.43%와 16bp 상승한 5.73%를 나타냈다.
저우 샤오촨 중국 인민은행장이 유로존 부채위기 해소에 참여할 의사를 보이면서 장 초반 그리스의 국면 돌파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여기에 지난 12월 해외 투자자들의 미 국채 보유 규모가 47.6%로 2006년 10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집계되면서 국채 가격을 끌어내렸다.
하지만 그리스에 대한 디폴트 리스크가 재점화되면서 안전자산 ‘사자’ 움직임이 확산됐다. 내달 부채 만기가 가까워지고 있지만 유로존 재무장관이 2차 구제금융 집행을 연기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분더리히 증권의 마이클 브란체스 매니징 디렉터는 “유럽 경기 침체와 그리스 구제금융 연기는 아직 최악의 상황이 지나가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여기에 이란 관련 지정학적인 리스크까지 번지면서 안전자산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고 설명했다.
CRT 캐피탈 그룹의 이안 린젠 채권 전략가는 “그리스의 구제금융 집행이 지연될 것이라는 소식이 시장에 크게 확산되면서 안전자산 매수 심리를 부추겼다”고 말했다.
시장 불안감은 파생상품 시장에도 번졌다. 유럽 15개 국가의 CDS 프리미엄을 추종하는 마르키트 아이트랙스 소빅스 웨스턴 유럽 인덱스는 12bp 상승한 344를 기록해 4주간 최고치를 나타냈다. 인덱스는 6일 연속 상승했다.
TF 마켓 어드바이저스의 피터 치르 대표는 “채권 만기는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유로존은 그리스에 자금을 지원할 뜻이 없어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3차 양적완화(QE)에 찬성한 연준 위원이 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채권 딜러들 사이에 연준이 1분기 안에 3차 양적완화(QE)를 시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프라이머리 딜러들이 예상하는 QE 규모는 5450억달러에 이른다. 모기지 채권을 매입해 부동산 시장 안정을 꾀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유동성 공급이 확대될 것이라는 예측이 확산되면서 10년물 국채 수익률과 TIPS(물가연동채권)의 스프레드가 2.21%로 확대됐다. 스프레드는 지난해 8월 이후 최고치인 2.25%에 바짝 근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