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입찰참여 1개사 필요
[뉴스핌=백현지 기자] 쌍용건설 예비입찰이 무산되며 또다시 매각 일정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에 따라 남은 매각 과정도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14일 마감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쌍용건설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제안서 접수에서는 단 1곳 만이 입찰에 참여해 유효입찰 성립에 실패했다.
앞서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던 이랜드, 일진그룹, 부영, M+W그룹, JKL, 아지아 6개 기업 가운데 독일계 엔지니어링 업체인 M+W그룹만 입찰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일단 이번 예비입찰은 무산됐지만 재매각 과정 없이 다시 입찰이 될 수 있다. M+W그룹이 예비입찰에 참여했기 때문에 1곳만 추가로 입찰참여를 확정할 경우 유효입찰로 인정받을 수 있다.
◆ 매각 재차 실패, 원인은?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순위 14위를 차지한 쌍용건설은 지난해 매출 약 1조 7000억원 규모를 기록한 건설업계의 터줏대감으로 불린다. 아파트 브랜드 ‘쌍용예가’를 보유하고 있으며 해외에서는 싱가포르 등을 중심으로 호텔 등 고급 건축부문에서 수주를 이어가 M&A 시장의 주목을 받아왔다.
이처럼 쌍용건설은 건설업 진출을 염두에 두는 그룹사로는 매력적인 매물이지만 인수는 생각처럼 쉬운 게 아니다. 우선 건설경기가 침체된 상태라 인수를 해도 수익성이 보장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웅진그룹의 극동건설이나 LIG그룹의 LIG건설, 대한전선의 남광토건의 경우에서 쉽게 알 수 있듯 건설경기가 침체된 2007년 이후 건설사를 인수해 '재미'를 본 그룹사는 극히 적다.
쌍용건설의 경우 앞서 지난 2008년 첫번째 매각 과정에서 동국제강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하지만 그해 말 찾아 온 글로벌 금융위기와 이로 인한 건설경기 침체로 매각이 무산됐다.
당시 동국제강이 쌍용건설에 제시한 인수 금액은 당시 주가에 1만원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추가한 주당 3만 1000원이었지만 이후 쌍용건설 주가는 6000원대까지 하락한 바 있다. 15일 현재 쌍용건설 주가는 6900원에 거래중이이다.
경영권 확보가 어렵다는 평가도 기업들의 인수 참여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캠코와 채권단 등이 보유하고 있는 쌍용건설 지분 50.07%, 1490만주 중 우리사주조합이 24.72%에 대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사주조합이 우선매수청구권 행사가능 지분을 전량 확보하기만하면 기존에 우리사주가 보유하고 있는 16% 가량의 지분과 합쳐 약 40%에 달하는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아울러 우호지분으로 꼽히는 쌍용양회 및 쌍용자원개발 지분 6%을 더하면 50%에 조금 못미치는 독보적인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경영권 확보가 걸림돌로 작용해 실제로 이랜드그룹이 12일 먼저 쌍용건설 인수 포기의사를 밝힌데 이어 부영 등 국내기업 등도 입찰에 참여하지 않아 매각이 재차 무산된 상황이다.
◆ 입찰 방식 재검토
캠코는 매각주간사인 언스트앤영, 신한금융투자와 협의해 다른 매각 계획을 세우겠다는 입장이다. 재매각 추진이 실패할 경우 국가에 현물반환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M+W그룹이 이미 인수 의사를 밝힌 가운데 1개 사만 추가의사를 밝히면 재입찰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우리은행 매각 당시 1차 유찰되고 3개월 만에 재입찰에 성공한 바 있다”며 “M+W그룹이 인수의사를 번복하기 전에 입찰에 참여할 업체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오는 21일 쌍용건설 인수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심의를 열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캠코 측에서는 빠른 시일 내에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편, 쌍용건설 측에서는 이번 사태에 대해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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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