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이어지자 주식으로 수익률 향상 도모
[뉴스핌=문형민 기자] 보험권이 외국인과 함께 국내 주식시장의 양대 매수세력으로 떠올랐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 연속 순매수행진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 기간 순매수규모도 2조원을 넘어섰다.
시장전문가들은 변액보험 등으로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는 가운데 그동안 줄여놨던 주식비중을 높이는 과정이라고 풀이했다. 또 저금리가 이어지자 채권보다 주식을 통해 자산운용수익률을 높이려는 시도로 해석됐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보험권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10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2조 1750억원 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기관투자자 전체의 순매수액 4조 4373억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 기간 투신권이 1조 4300억여원을 순매도한 것과 대조된다.
지난해 11월 이후 코스피는 장중 한때 1760대까지 밀려났다 최근 2000선을 재탈환하는 등 10% 이상 상승세다. 보험권도 이 기간 순매수를 통해 상당한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월별로 거래현황을 따져보면 보험권의 시각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보험권은 지난해 1월부터 5월까지 5개월 연속 1조 1827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인 2230선을 경신한 후 조정을 받자 6~8월 3개월 동안 5300억여원 순매수로 돌아서기도 했다. 하지만 8월 이후 시장이 급락하자 9월 이후 재차 순매도로 돌아서 9~10월 두달간 9140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결국 10월까지 누적 순매도는 1조 5655억원에 달했다.
11월 들어 보험권은 다시 방향을 바꿨다. 코스피가 1650대까지 내려갔다 회복세로 돌아서는 상황이었다. 보험권은 11월에 5400억원에 이어 12월 9871억원 등 두달간 1조 5271억원을 순매수했다. 앞서 10개월간 순매도했던 것을 두달만에 되돌리는 저력을 보여줬다.
새해들어서도 순매수 기조가 이어졌다. 지난달 4400억원에 이어 이달에도 2000억원 이상 매수 우위다.
박희운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보험권은 월 3000억~4000억원 가량의 주식 매수여력을 갖고 있으나 지난해 10월 이전에 주식 비중을 많이 줄였다"며 "11월 이후 주식비중 높이기에 나선 것"이라고 풀이했다.
비어놨던 곳간을 채우는 과정이라는 얘기다. 특히 연말 배당을 받기 위한 투자 수요도 반영된 것으로 해석됐다.
여기에 보험사들은 최근 현물과 선물을 연계한 차익거래도 많이 늘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보험사들은 그동안 보수적인 운용 스타일을 유지했으나 적극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
한 파생관련 애널리스트는 "지난해말 이후 차익거래에서 보험사들의 움직임이 눈에 띄고 있다"며 "베이시스 환경이 좋아진 것이 이유겠지만 보험사들이 회전율을 높이는 등 스타일에 변화가 생겼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보험연구원 이정환 선임연구원은 "유럽재정위기 발생 이후 채권금리가 낮아지면서 이에 대한 투자에 주력하던 보험회사들의 자산운용수익률도 낮아졌다”며 “반면, 미국시장 전망이 호전되고 중국도 경기 연착륙을 시도하면서 주식시장의 전망이 밝아져 보험회사들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주식비중을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보험권이 주식을 사들이는 자금은 주로 변액보험과 관련이 있다. 변액보험으로 매월 보험료가 들어오면 보험사들은 이를 자산운용사에 위탁해 운용한다.
펀드평가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변액보험관련 주식형펀드 설정액은 8조 2000억원이고, 주식혼합형과 채권혼합형 설정액은 각각 13조 1995억원, 11조 597억원이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투신권은 1950선을 넘어선 이후 주식형펀드 환매가 늘어나자 주식을 팔고 있다"며 "반면 변액보험은 환매압력이 없고 자금이 계속 유입되므로 주식을 살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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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문형민 기자 (hyung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