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홍승훈 기자] 포스트 김승유(사진)에 대한 금융권 관심이 고조되고 있지만 정작 하나은행 직원들은 김 회장 연임에 무게를 두고 있어 주목된다.
차기 하나금융그룹의 수장으로 유력시되던 2인 중 김종열 하나금융 사장의 사퇴가 확정적인 상황에서 김승유 회장마저 물러날 경우 하나금융의 CEO 리스크가 갑자기 불거진다는 우려에서다. 외부 인사의 기용 가능성 역시 낮게 봤다. 민간 은행 특성을 감안해도 그렇거니와 외환은행과의 시너지 작업 마무리를 위해서도 그렇다.
때문에 최근 경영발전보상위원회(경발위)에서 강한 사퇴 의지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마땅한 대안이 없어 결국 김 회장이 당분간 CEO 역할을 계속하며 시간을 두고 차기 CEO를 선임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게 되지 않겠냐는 은행 내부의 시선이 많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자천타천으로 차기 하나금융 CEO로 거론되는 인물이 10여명에 이른다. 내부 출신으로는 김정태 하나은행장(60)과 관료출신의 윤용로 하나금융 부회장(57), 외부 금융권 인사로는 유지창 전 은행연합회장(63), 진동수 전 금융위원장 (63), 하영구 씨티은행장(59), 진영욱 정책금융공사 사장(61) 등이 거론된다. 또 외부 민간 출신으로 민상기 서울대 교수(64), 윤계섭 서울대 명예교수(67) 정도가 꼽힌다.
일단 하나금융내에선 차기 CEO로 내부 출신이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산은지주행 직전 강만수 회장의 거취에 관심이 모아졌을 때도 그랬지만 하나금융의 경우 민간 금융회사 특성상 외부 인사를 앉히긴 어려운 게 현실이다. 김종열 사장의 사퇴 표명 이후 김정태 행장이 1순위로 부상한 것도 이 때문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과거 김승유 회장이 두 양반(김종렬 사장과 김정태 행장)에 대해 한 사람은 기획과 재무는 잘하는데 영업이 안 되고, 또 한 사람은 영업은 잘하지만 다른 것이 부족해 둘을 합쳤으면 좋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며, 차기 하나금융 CEO 이슈에 대한 단상을 기억했다. 한마디로 차기 수장을 맡아줄 마땅한 내부 인사를 찾지 못했다는 얘기다.
김 행장과 함께 후보군으로 떠오르는 윤용로 하나금융 부회장에 대해선 능력은 어느정도 검증받았지만 외부 출신이라는 점에서 직원들의 불안감이 높다. 당장에야 외환은행 노조과 야당 등의 반발로 구조조정은 없다고 강조하지만 하나금융의 M&A를 통한 성장사를 감안할 때 1년가량 지나면 현실화 될 것으로 은행 안팎에선 보고 있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외환은행 인수의 시너지를 위해서라도 투뱅크 체제를 지속하긴 현실적으로 어렵고 그래서도 안된다. 서울은행 인수후 10여년 지난 지금 절반도 남아있지 않고 그 외 피인수은행 모두 비슷했다. 결국 구조조정 등을 감안할 때 하나은행 출신 CEO를 바라는 하나은행 직원들의 심정은 당연하다"고 전했다.
하나은행 다른 관계자도 "결국 이런 저런 이유로 대안을 찾지 못해 일단 김승유 회장의 연임으로 가게 될 것이란 분위기가 짙은 편"이라며 "그룹 내 김 회장의 존재감은 절대적인데 이로인해 무서워하면서도 그에게 기대는 측면이 많은 것도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결과론적으로 김종열 사장의 사퇴 역시 김 회장의 연임에 힘을 실어준 결과를 가져왔다는 얘기도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한편, 하나은행 직원들 대부분이 향후 외환은행과의 임금격차를 줄이기 위한 연봉 인상 기대감도 일찌감치 접었다는 전언도 있다.
하나은행 본점과 지점 일부 직원들과 접촉한 결과 실정을 모르는 신입직원 일부가 그런 기대를 할까 대부분 직원들은 외환은행과의 연봉격차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는 것. "1~2년도 아니고 10년 이상 다닌 하나은행 직원이라면 다 그렇게 생각한다"고 직원들은 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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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