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홍승훈 기자] 최근 김정일 사망에 따른 북한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국내 은행이 한국계 사상 최대규모인 22억 5000만 달러에 달하는 글로벌본드 발행에 성공하는 쾌거를 거뒀다.
5일 수출입은행(은행장 김용환, 이하 수은)은 금일 새벽 전세계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22억 5000만 달러에 이르는 한국계 사상최대 규모(정부 제외)의 글로벌본드 발행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한국계 기관 글로벌본드 발행규모는 통상 5~10억 달러 수준이었다.
5년 만기 12억 5000만 달러와 10.25년 만기 10억 달러로 구성된 Dual Tranche 구조로 발행됐으며, 발행금리는 각각 미국 국채금리에 3.15%와 3.05%의 가산금리를 더한 수준에서 결정됐다.
은행측은 김정일 사망 이후 한국계로서는 처음 외화차입에 나섰는데 성공적으로 마무리돼 일각에서 제기된 지정학적 리스크 불안심리를 불식시키고 한국계 발행물에 대한 해외투자자들의 관심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또한 향후 타 한국계 기관이 외화차입에 나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금리 가이드라인을 새로 제시했다는 것에도 의미를 뒀다.
수은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커진 시장상황하에서 발행기회가 왔을 때 가능한 많은 금액을 선제적으로 확보할 필요가 있다"며 "수은은 전략적으로 만기를 5년과 10.25년 두 가지로 달리해 채권 발행을 추진, 발행규모 극대화와 적정 금리수준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서로 다른 만기의 채권을 동시에 발행하는 Dual Tranche 구조는 수은과 같은 인지도가 높은 기관이나 정부가 직접 발행하는 경우에만 적용이 가능하다.
한국계 중에는 수은이 최대 외화차입기관으로써 해외투자자들 사이에 가장 잘 알려져 있어, 별도의 투자자 설명회 없이도 22.5억 달러의 대규모 물량을 발행계획 공표 직후 단 하루만에 시장에서 소화시킬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Dual Tranche 구조의 미 달러화 글로벌본드 발행은 지난 2009년 4월 한국정부 발행 이후 최초다.
한편 수은의 이번 채권 발행에는 5년 및 10년 만기에 각각 280, 200여개 투자자가 참여했고, 지역별로는 미국 42%, 아시아 42%, 유럽 16%, 기관성격별로는 자산운용사 53%, 연기금 및 보험사 17%, 상업은행 16%, 중앙은행 5% 등 다양한 기관투자자들이 참여했다.
수은측은 이번 채권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해외플랜트 및 녹색산업 수출, 해외자원개발 등 국가전략산업의 해외진출 지원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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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