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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CEO에게 듣는다] 어윤대 회장 "내실경영… M&A는 때 기다린다"

기사입력 : 2011년12월31일 13:37

최종수정 : 2012년01월01일 10:25

[뉴스핌=대담/김사헌 IB금융부장, 정리/홍승훈, 사진/김학선 기자] "내후년쯤이면 글로벌시장에서 M&A가 엄청나게 활발해질겁니다. 그때 다시 판을 짜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길 수 있어요. 지금은 대형 M&A보다는 내실경영에 집중할 때입니다."

취임 1년 6개월여를 지난 어윤대 KB금융그룹 회장. 1년전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비은행 강화를 기치로 국내외 M&A 필요성을 강하게 밀어부쳤던 어 회장이 2012년 흑룡해를 맞아 리스크관리에 주력하는 '보수경영'을 거듭 강조했다. 지난해 여름 재점화된 유럽 재정위기 등 글로벌 위기에 따라 성장전략에 변화를 예고했다.

어윤대 회장은 지난달 26일 KB국민은행 명동본점에서 가진 뉴스핌과의 신년 인터뷰 자리에서 "내실위주 투명 경영으로 생산성을 높이고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말 많았던 보험 증권 등 비은행에 대한 M&A 계획은 깨끗이 접었다.

어윤대 KB금융 회장은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투명경영, 내실경영 그리고 공생발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진/김학선 기자)

그는 "다른 은행은 몰라도 KB는 당분간 해외진출 계획이 없다. 먼저 생산성 향상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매물로 나온 동양생명에 대해서도 "관심없다"고 일축했다. KB생명 보다는 제조업 계열 회사가 가져가는 것이 시너지 측면에서 유리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해왔다.

그렇다고 KB금융이 M&A를 통한 국내외 성장 전략을 접은 건 아니다. 2012년까지 지속되는 위기를 지나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구조조정을 겪는 과정에서 2013년경 매물이 쏟아질 때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

어 회장은 "내년이 지나면서 금융회사들의 M&A가 엄청나게 활발해질 것"이라며 "단독 혹은 국민연금이나 글로벌 기관투자자들과 함께 협력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결국 지금은 은행을 포함한 계열사들의 생산성 향상을 통한 경쟁력 제고에 힘쓰면서 순식간에 먹이를 낚아채는 독수리처럼 때를 기다린다는 전략이다.

금융회사의 공공성 논란에 대해서는 업계와 사회가 윈윈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어 회장은 "각종 이해집단과 공생하는 것은 전세계 패러다임의 변화"라며 "우리 역시 앞장서서 나가겠지만 미소금융, 히든챔피언, 경제교육 등 금융과 관련된 일로 사회에 기여하는 일을 찾고 이를 통해 모두가 윈윈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최근 단행한 부행장 등 KB국민은행의 '파격인사'에 대해선 "연공서열 보다는 유능하고 조직기여도가 많은 사람을 승진발탁하는 것이 맞다"며 "이후 인사 역시 같은 방향일 것"이라고 향후 인사방침을 귀띔했다. 
 
시장전망 관련, 일각에서 내년 경제가 상상 이상으로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국내 주식시장에 대해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월스트리트저널에서 세계적 유수의 애널리스트들이 분석한 결과를 보니 전세계에서 한국 주식시장이 가장 유망했다. 그 다음이 중국이었다. 즉 외국에서도 내년 어려워지는 시장상황 속에서 한국을 가장 좋게 보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점이다."

이하는 어 회장과의 일문일답.

- 지난해 KB그룹 경영성과에 대해 간략히 평가해달라.

"국내외 경기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서 안정적인 수익을 거뒀다는데 의미를 둔다. 2010년 말 명퇴와 본부조직 축소 등으로 비용을 줄이고 리스크관리 등으로 건전성을 높인 결과다."

- 그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나 성과 같은 것은

"취임하자 말자 영등포에서 고객을 만났고 이어 3주 동안 주주 75%를 '원온원' 대면 미팅으로 만났는데 이후 주가가 30% 가까이 올랐다. 이렇게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고 보고, 공식 비공식적인 만남을 굉장히 많이 만들었다.고객부터 지점장 그리고 심지어 PB 하는 분께 정보를 줘서 월요일 아침에 시험을 보는 등 정보를 제공하고 또 이해 등을 하는데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 유럽 재정위기가 지속되고 주요국 선거 등으로 시장불안 요인이 커지고 있다. 올해 경영환경을 어떻게 보나.

"글로벌 경기둔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금융규제가 강화되고 공공성측면의 사회적 요구가 커지면서 쉽지않은 한해가 될 것이다. 자산 성장 역시 제한적일 것 같다. 특히 유럽 재정위기 이후 글로벌 금융기관들의 신용등급이 하락하고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지금은 대규모 투자보다는 내적 성장을 강화할 때라고 본다.

'동심동덕(同心同德)'을 화두로 제시했다. 그 동안 함께 고생많이 했는데, 내년에도 좀 더 같이 고생할 때인 것 같고, 같이 열심히 하면서 미래를 내다볼 때다. 경영인과 마찬가지로 직원들도 같은 생각을 해달라. 내년도 한해 정도는 더 위험관리해야 하고, 급하게 서둘 이유는 없는 것 같다. 지금 여건이 너무 힘들다."

- 어려운 환경 속에서 어떤 점에 주력할 생각인가

"지금까지 그룹 시너지 창출이 은행고객과 채널을 기반으로 한 비은행부문 성장이었다면 앞으로는 카드와 증권, 생명, 자산운용, 부동산신탁 등 계열사 역량을 바탕으로 보다 종합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이다. 이를 통해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사업모델에 주력할 방침이다. 히든스타500제도, 대기업 고객의 CIB 서비스 등이 대표적인 예다. 그룹 차원의 변화와 혁신을 보다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작업도 계속해나갈 생각이다."

- 그와 관련해 취임초기 M&A전략 등 상당히 공격적인 전략구사를 공언했는데 지금 보면 크게 바뀐게 없다. 이유는 뭔가.

"KB금융이 리딩뱅크인데 6개월 지났을 때 거함의 방향을 올바른 쪽으로 살짝 튼 정도라고 했다. 골프선수인 타이거우즈를 봐라. 그 역시 곧 세계를 정복할 것처럼 기대했으나 복귀 뒤 1년 반을 헤맸고 진로에서 이탈하지 않으면서 겨우 1승했다. 그리고 또 힘들어질 수 있다. 우리도 비슷한 기분이다. 여러 주변 변수가 생기다보니 그렇게 됐다.

한편으로는 KB금융이 투명대상을 받았는데 외국같으면 프리미엄 붙을 일이다. 투명상과 지배구조상 이런 것을 받는 것이 금융기관한테는 가장 좋은 것이라고 본다."

- 내수시장 더이상 넓힐 곳이 없다. 내년에 취할 해외진출 계획은.

"아시아 시장은 향후 10년간 금융이 성장산업이고 지역으로 봐도 가까워서 한국이 진출하는게 맞다고 보는데, 어느 나라든 진입장벽과 규제가 있고 해서 M&A를 통할 수 밖에 없지만 우리 PBR이 0.7배인데 비해 외국은 2배 대이다. 같은 수익과 자산에 3배 가격을 줘야 한다면 주주가 보기에 좋은 투자일 수 없다.

그래서 다른 은행은 몰라도 KB는 당분간 대규모 해외진출 계획은 없다. 비은행부문 강화가 중장기적으로 반드시 가야할 방향이고 또 비용 대비 매출 등 일단 생산성 향상을 통한 경쟁력을 높이는 게 우선과제다. 적정가치를 올리고 생산성이 높아져야 해외도 나갈 수 있다."

- 생보사 인수계획은 없나. 매물로 나온 동양생명을 포기했는데.

"지금은 시장 매물에 관심없다. M&A가 혼인이라 하고 싶다고 그냥 자생적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장가가기 위해 준비하고 기다리는 수밖에, 지금은 질적인 성장이 더 중요한 때다. 리스크관리가 중요하다. 

또 M&A를 위해선 시너지 효과와 가격이 가장 중요한 잣대인데 동양생명의 경우 좋은 회사인 것만은 분명하지만 방카슈랑스 중심이어서 우리와는 시너지가 없다고 봤다. 제조업쪽에서 가져가는게 시너지 면에선 유리하다. 자산규모로 1위를 하는 것은 필요없고 질적인 면에서 1위가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금융기관은 결국 사람이다. 인재경영, 교육이 중요하고 젊고 유능한 인력을 데려오고 또 인재양성에도 힘쓰겠다."

- ING도 매물로 나온 것으로 아는데

"잘못 안 것이다. ING는 많이 어려워져서 은행과 생명보험을 분리했다. 그런데 유럽 생보는 따로 팔려고 해도 인수자가 나오지 않으니까 아시아(일본은 제외) 쪽과 같이 붙여서 팔려고 한다. 우리는 ING코리아만 따로 팔면 모를까 그렇지 않으니깐, 현재 ING는 매물이 아닌 셈이다.

- 그렇다면 KB생명 등은 어떤 전략과 방식으로 키울 것인가.

"내년 위기를 지나고 2013년쯤 되면 금융회사들의 M&A가 엄청나게 활발해질 것이다. 유럽에서 잘나가던 금융회사들이 문닫는 곳 생긴다. 이탈리아 유니크레디트, 독일의 코메르츠방크, 스페인의 산탄데르 등 대표적인 금융회사들도 힘들어한다. 글로벌리 이뤄지는 구조조정 속에서 다시 판을 짜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본다.

특히 1995년 한번 나가봤던 일본이 주도적으로 나설 것이고 중국도 그 다음으로 주요한 주체가 될 것으로 본다. 같이 판을 짜려면 네트워크가 중요할텐데, 국내의 경우 한국투자공사나 국민연금, 해외에선 싱가포르 테마섹이나 중국투자공사 등 대형 기관들과 함께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상황도 올 수 있다. 그래서 금융기관 CEO 네크워크가 중요한데, KB금융은 내가 IIF 이사로 있고 해서 자주 금융기관수장들과 만나고 있어 정보등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 내년 역점사업과 조정대상 부문은 어딘가.

"조정대상 부문은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다만 부실징후가 있는 기업에 대해선 선제적 디마케팅을 통해 우량자산 중심의 포트폴리오 구축에 중점을 둘 생각이다. 또 고객 니즈가 있는 곳은 전사적으로 접근할 생각인데 예컨대 고액자산가의 경우 부동산 투자 컨설팅과 중개관리 서비스 등에 관심이 높더라. 때문에 주거용 부동산과 중소형 상업 부동산에 대한 원스톱서비스 제공 계획을 갖고 있다." 

- 이번 부행장 인사가 상당히 파격적이던데.

"민병덕 행장이 조직에 대한 활성화 차원에서 그리 한 것으로 안다. 연공서열 중심으로 된 현 상태에서 유능하고 조직기여도가 많은 사람을 발탁한다는 생각을 민 행장이 했고 나도 대찬동했다. 본부장과 부장급 인사도 그 같은 파격인사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

- 금융인으로서 한국의 금융산업을 평가해달라.

"금융산업은 지금까지 제조업의 보조 산업으로만 인식돼 왔다. 하지만 국민소득 3만불 시대로 가려면 서비스섹터, 금융섹터, 유통과 의료섹터 등이 성장해야 한다. 이제 한국의 금융산업을 기간산업으로 생각하는 인식이 보편화되기를 바랄 뿐이다"

- 금융회사에 대해 공공성을 요구하는 사회적 트렌드가 커지고 있다. 은행 등 금융회사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생각은.

"직원한테 월급 많이 주고 주주배당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 각종 이해집단과 공생하는 것이 전세계 패러다임의 변화다. 우리도 앞장서서 나가야 한다. 다만 힘든 사람들에 100억원, 500억원 기부해도 결코 만족할 수 없고 본질적인 해결책도 안된다. 결국 우리 금융회사들은 금융과 관련된 일로 사회에 기여를 해야한다고 본다. 즉 금융산업과 같이 클 수 있는 곳에서 대안을 찾아야 한다. 미소금융도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은행들이 나서서 기술력 있는 중견기업을 적극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다. 지금 추진중인 히든스타500제도도 이 같은 취지다. 지금 100개 기업을 발굴했는데 2년내에 500개를 만들 계획이다. 금융 등에 대한 교육도 부족한데 KB재단에서 젊은 학생을 위해 교육 등에도 나서고 있다."

- 히든스타 500에 대해 좀 더 설명하자면

"제가 국가브랜드위원회에서 국가 이미지 높이기 위해 고민할 때, 삼성 LG 포스코 등의 기여가 굉장히 높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이런 기업들이 나가서 한국기업으로 인지되지 않고 있더라. 삼성전기, 전자에서 나오는 제품을 좋다고 아는데 일본제품으로 알고 있다. 이 때 히든 챔피언이라고 중소기업이면서 세계에서 절대적인 지배력 점유 3~4등 안에 드는 기업을, 한국의 숨어있는 '히든스타'를 키우는게 중요하다고 캠페인한 적이 있다.

같은 맥락에서 대기업이 아니라 중견기술력이 있는 곳에 대해 자금을 저렴하게 공급한다든지 기업공개(IPO)를 할 수 있게 해준다든지 하는 지원을 하는 것이 KB금융의 '히든스타 500'이다. 현재 100개 정도 되었는데 계속 해서 2년내 500개를 만든다.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이 이런 것이 한국 금융기관이 해야할 일이라고 좋아하더라."

- 은행들의 고배당, 성과급 잔치 등에 대한 비판의 시각도 상당한데.

"은행이나 금융회사의 절대 당기순이익 규모만 갖고 얘기하는 것은 잘못된 시각이다. ROE나 ROA로 얘기해야 한다. 지금 우리 은행들의 ROE 12% 수준은 높은 게 아니다. KB금융만 하더라도 자산만 보면 한국에서 10대기업에 포함된다. 그런데 ROE 수준은 터무니없이 낮다. 인도와 중국은 말할 것도 없고, 인도네시아는 25%고, 호주의 4대은행 평균도 15%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방적인 공공성만 강조하면 안된다. 금융산업이 어려워지면 산업 전반이 어려워질 수 있다.

배당은 유럽 쪽에서 바젤III 기준을 맞추기 위해 더 증자가 필요하니까 유보 등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우리하고는 맞지 않다. 제조업은 보통 배당성향이 30%대인데, 우리 금융기관들은외환은행 등 일부가 이슈가 되어서 그렇지 전체적으로는 낮다. KB금융은 지난해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는데 이런 점에 대해 주주들께 굉장히 미안하다. 금융위가 정하는 범위에 따라 하겠지만, 가능한 그 범위 최대한으로 맞추려고 할 것이다."

- 내년 경제에 대해 모두가 어렵다고 한다. 뉴스핌 독자를 위해 투자전략에 대한 조언을 부탁한다.

"얼마전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서 세계적 애널리스트들의 분석 표가 나왔다. 보통 애널리스트들은 매도보단 매수를 주로 권하는데 평균 집계를 해보니 1개 팔고 7개 사라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그들 또한 한국 주식에 대해선 가장 좋은 평가를 내렸더라. 1개 팔고 23개를 사라는 결론이었다. 다음으로 중국에 대해선 1개 팔고 20개 사라고 하더라. 즉 외국투자자나 분석가들은 내년 어려워지는 시장이지만 한국에 대해선 유독 좋게 보고있다는 점이다. 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리스크를 꾸준히 관리해왔기 때문에 위험이 적다."
 

☞ 어윤대 회장은

1945년생으로 고려대 경영학과 학.석사를 마치고 미국 미시간대에서 국제금융을 전공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과 한국경영학회장, 한국금융학회장, 국내은행 사외이사 등을 두루 거치며 화려한 이력을 갖고 있다. 또 2003년~2006년까지 고려대 총장을 역임하며 기업들의 대규모 후원을 통해 학교발전을 이뤄내며 'CEO형 총장'으로 명성을 높였다. 부인 정복주씨와 2남을 두고 있다.

△경남 진해 출생 △고려대 경영학과 및 미시간대 경영학박사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한국은행 금통위원 △한국금융학회 회장 △교육인적자원부 정책자문위원장 △금융발전심의위원 △초대 국제금융센터 소장 △고려대 총장 △하나금융지주 사외이사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장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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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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