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종목들 중 금융주 최대 폭 하락
*드라기 ECB총재 발언에 투자심리 위축
*경기우려속, 투자자들 방어 종목으로 전환
*김정일 사망 소식에 시장 큰 반응 없어
[뉴욕=뉴스핌 이강규 특파원] 뉴욕증시는 19일(현지시간) 유로존의 불확실한 전망이 재부각되면서 은행주 주도하에 하락세로 마감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은 장 초반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자아냈으나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한산하고 변동성 심한 장세가 연출된 끝에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0.84% 내린 1만1766.26, S&P500지수는 1.17% 밀린 1205.35, 나스닥지수는 1.26% 후퇴한 2523.14로 장을 접었다.
은행권이 바젤III 협정의 자기자본 기준으로 또 한차례 충격을 입게 될 것이라는 경계감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유로존 채무위기 완화를 위한 지원책을 내놓지 않은 데 따른 실망감이 투심에 부담을 주었다.
드라기는 이날 유럽의회 경제 및 통화 위원회에서 행한 연설에서 "유로존 경제전망이 상당한 하방 리스크에 직면했다"고 평가하고 "은행들에게 2012년은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드라기는 유로존의 단기적 위기 완화의 열쇠로 간주되는 역내 재정 부실국들의 국채 추가 매입에 거부감을 표시했다.
이와 함께 미국의 연방준비제도가 미국 은행들이 관련법에 규정된 것보다 더 많은 자본을 보유하길 원한다는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 역시 은행주를 끌어내리는데 기여했다.
미국의 대형 은행들 가운데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4% 이상 급락하며 주당 5달러 아래로 처지면서 2009년 3월 12일 이후 최저가를 작성했다.
씨티그룹과 JP모간 체이스도 각각 4.65%와 3.73% 떨어졌고 S&P금융종목지수는 2.33% 밀렸다.
지난 금요일(16일) 신용평가사인 피치가 "유로존 위기 해법은 기술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도달이 불가능하다"고 결론짓고 이탈리아와 스페인을 비롯한 유로존 6개국의 신용등급 강등을 경고한 것도 투심에 타격을 주었다.
이날 아시아 증시는 김정일 사망소식에 등락장세를 보인 끝에 하락세로 마감했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은 19일(한국시간) 김 위원장이 17일 오전 8시30분 급병으로 열차 안에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과거의 경우 유사한 상황 발생시 아시아 증시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과 글로벌 시장으로의 확산효과는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메릴린치의 애널리스트인 브라이언 송은 "북한의 권력 승계 전망과 정치적 안정, 한국 정부의 반응 등이 더욱 분명해질 때까지 지역적 불안정성이 늘어나리라곤 생각하지 않는다"며 "추가 상황 발전이 나오기 전에 미리 겁을 집어먹고 한국 관련 주식들을 내던지지 말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한편 투자자들은 연말 산타 랠리에 대해 엇갈린 전망을 내놓았다.
랜드콜트 트레이딩의 케네스 폴카리는 "이번 주와 다음 주는 역사적으로 증시가 연중 가장 강력한 실적을 올렸던 2개 주간"이라며 "산타 랠리에 대한 기대감으로 투자자들이 무엇이건 긍정적인 뉴스에 적극적으로 반응, 랠리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BofA 메릴린치의 기술적 분석가인 매리 앤 바텔은 "시장이 이미 10월 저점을 재시험할 태세를 갖추었다"며 "산타는 오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그는 고객 노트를 통해 "S&P500지수가 50일 이동평균 상향 돌파에 실패하면서 10월 저점을 재시험하는 단계로 진입하기 시작했음을 확인해 주었다"고 지적하고 "새로운 강세장 주기는 2012년 2분기에야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다우지수를 구성하는 30개 블루칩 가운데 27개 종목이 하락했다. 제약사인 머크와 화이저가 각각 0.61%와 0.52% 상승한 반면 알코아는 3.18% 후퇴했다.
S&P500지수의 10대 주요 업종은 금융주와 기초소재주와 이동통신주가 1% 이상 밀린 가운데 하방영역에서 거래를 마쳤다.
세계 최대 가정용품 제조업체인 프록터 & 갬블은 올 회계연도 풀타임 직원 채용을 중단한다고 밝힌 뒤 0.29% 밀렸다.
390억 달러규모의 T-모빌 USA 인수 승인을 위한 자산 매각 협상이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는 소식에 AT&T는 0.38% 빠졌다.
유나이티드 컨티넨탈이 4.43% 급락하는 등 항공업종 주식들도 전반적 약세를 기록했다.
이날 나온 주택지표는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웰스파고가 19일 발표한 미국의 12월 주택시장지수는 전월의 하향수정치인 19에서 21로 상승하며 2010년 5월 이후 1년반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로이터 전문가들은 이 지수가 전월의 수정 이전치인 20에서 제자리 걸음을 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1년간 좁은 테두리 안에서 머물던 이 지수는 10월 이래 개선된 흐름을 보이며 주택시장이 바닥에 도달했다는 애널리스트들의 견해에 힘을 실어주었다.
한편 1억6000만명의 미국인 근로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급여세 감면 2개월 연장안은 전날 밤 압도적인 지지속에 상원을 통과했으나 19일 공화당이 지배하는 하원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과 공화당이 올해로 시효가 만료되는 급여세 감면법 연장에 합의를 이루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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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Pim] 이강규 기자 (kang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