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억弗 광구 매각ㆍ수직계열화 등 성과 두드러져
SK이노베이션이 브라질에 투자한 석유광구를 매각해 24억 달러를 벌어들이는 등 국내 자원개발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07년 투자를 시작한 베트남 광구 모습. |
뉴욕에 도착한 구 사장은 협상과정에서 예상되는 주요 이슈를 미리 점검한 뒤 신속하고 정확한 의사결정을 통해 1주일간의 협상 끝에 매매계약을 성사시켰다.
구 사장이 성사시킨 매매계약은 이후 6개월간의 정밀실사 및 브라질 정부의 최종 승인을 거쳐 지난 7월 최종 마무리됐다. 매각대금은 24억 달러로 국내 민간기업의 자원개발사업 가운데 전무후무한 성과로 기록됐다.
구자영 SK이노베이션 사장. |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과 유가 상승에 따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정부와 많은 기업들이 석유개발 사업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탐사 성공률이 매우 낮고, 장기간에 걸친 투자와 고도의 기술 및 노하우가 필요한 석유개발 사업의 특성상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가 쉽지 않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사업 초기 탐사ㆍ생산 광구의 소규모 지분투자에서 운영 탐사 광구로의 투자 전환, 나아가 유전개발에서 가스생산ㆍ수송ㆍLNG수출까지의 완성된 수직계열화를 경험함으로써 다양한 사업성장 옵션을 가질 수 있게 됐다.
SK이노베이션은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을 탐사ㆍ생산 광구간 적정 포트폴리오 구축과 규모에 맞는 적정투자를 통해 원유의 조기확보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적정한 가치평가를 통해 성공적으로 광구를 매각해 지금까지 이뤄온 석유개발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재정립하는 전환점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회사의 이름에 걸맞는 ‘사업 패러다임의 이노베이션’을 이뤘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의 석유개발 사업 성과는 고스란히 실적에 반영돼 독자 경영체제의 안정적 정착과 향후 성장 발전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지난해 국내 기업 최초로 석유개발 사업에서 영업이익 4000억원을 돌파한 SK이노베이션은 올 상반기에만 매출 5230억원, 영업이익 2915억원을 올렸으며, 연간으로는 1조원의 매출과 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향해 가고 있다.
여기에 브라질 광구 매각에 대한 특별이익이 최소 1조원 이상 반영될 것으로 예상돼 사상 최대 이익이 확실시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석유개발 사업에서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1조원이 넘는다.
외형적인 성과 못지 않게 사업의 내실에서도 알짜배기 사업의 특성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올 상반기 석유개발 영업이익률은 50%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전체 영업이익률 4.8%의 10배를 넘어서고 있다.
또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5%임에도 불구하고, 전체 영업이익에서 석유개발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7.6%로 효자사업으로서의 자리를 확고히 잡아가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석유개발사업은 28년 전 선대 최종현 회장 때 점화됐다. 최 전 회장은 2차 석유파동을 거치면서 자체적으로 자원을 확보하지 않으면 국가차원의 문제가 된다는 판단 아래 1982년 자원기획실을 만들어 석유개발 사업의 첫발을 디뎠다.
이후 최 회장은 “회사는 이익의 15% 이상을 매년 석유개발 사업에 투자해야 하며 실패하더라도 참여한 직원을 문책해서는 안된다”며 10~20년을 내다보고 자원개발사업에 꾸준히 매진할 것을 독려했다.
총수의 선견지명과 확고한 의지를 등에 업은 석유개발사업은 초창기 몇 번의 어려움 끝에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1984년 2월 북예맨 마리브(Marib) 광구의 개발권 지분을 인수하며 석유개발 사업의 문을 두드린 SK이노베이션은 3년 뒤인 1984년 7월 시추정에서 원유를 발견한 데 이어 1985년 11월 알리프 유전의 사업성 확인, 1987년 12월 본격적 생산까지 40개월이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에 성과를 이뤄냈다.
석유개발 사업에 대한 최 전 회장의 승부수는 대를 이어 최태원 회장에게로도 이어졌다. 최 회장은 2004년 초 석유개발 사업을 석유개발사업부로 승격시키고,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했다.
베트남 15-1/05 등 3개 광구를 비롯해 14개 광구에 신규로 참여했으며, 지난해에는 페루 LNG프로젝트 완성하고, 브라질 광구를 성공적으로 매각했다. 올해에는 콜롬비아 광구의 시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2004년 1월 10개국 15개 광구에서 사업을 진행했던 SK이노베이션은 현재 16개국 26개 광구 및 4개 LNG프로젝트에서 활발한 석유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페루와 베트남 등 광구에서 우리나라 전체가 8개월간 쓸 수 있는 5억 3000만 배럴의 지분 원유를 확보했으며, 2020년까지 지분원유 보유량을 우리나라 전체가 1년4개월 동안 사용할 수 있는 10억 배럴까지 늘릴 계획이다.
1일 지분 원유 생산량 역시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지난 2005년 1일 2만4000배럴에 불과했던 SK이노베이션의 지분원유 생산량은 지난해 5만9000 배럴로, 5년새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6월 페루에 준공한 LNG공장은 기존 원유 및 천연가스 광구투자와 함께 대규모 수송을 위한 파이프 라인 구축에 이어 가스액화 및 수출까지 전 과정에 참여해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는 의의를 갖는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페루 LNG 플랜트 건설로 제품 생산, 수송, 수출까지 이어지는 완벽한 가스사업 벨류체인을 완성했다”며 “남미에 또 하나의 SK이노베이션을 설립했다고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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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