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박민선 특파원] 유럽의 재정위기가 미국의 은행들에게는 오히려 이윤을 발생시키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신용평가사 피치(Fitch)의 "유로존 부채 위기가 적절한 시기에 차례대로 해결되지 않는 한 미국 은행업계의 전반적인 신용 전망은 악화될 수 있다"는 '경고'와는 전혀 반대되는 해석이라는 점에서 더 새롭게 다가온다.
17일(현지시간) 로치데일증권의 딕 보브 애널리스트는 "만일 유럽의 국가들이 그들의 채무로 인해 디폴트를 맞게 된다고 해도 미국의 은행들은 걱정할 이유가 없다"며 이같은 판단의 근거로 두가지를 제시했다.
하나는 미국 은행이 유럽 은행에 대한 노출 수준을 상대적으로 낮게 유지했다는 점이고, 또 하나는 유럽 은행이 직면한 문제는 실제로 미국에 관련 사업들을 더 건강하게 만들 것이라는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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딕 보브는 "유럽 은행들의 생존 여부에 대해서는 질문이 있을 수 있지만 이 은행들이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경우 누구에게 이익이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이견이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피프스 서드 뱅코퍼(Fifth Third Bancorp)의 경우 총 대출 포트폴리오 792억 달러 중 유럽 관련 부문은 5억 달러에도 미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다른 대형 미국은행들처럼 유럽에서 나오는 나쁜 소식에 매번 위청이고 있는 상황.
이에 대해 딕 보브는 "이것은 공평하지 않다"며 "시장 가격은 미국의 상황과 경험에 따라 평가돼야 하는데 이것은 전혀 나쁘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는 "피치는 유로존의 부채위기가 일정 시일내 해결되지 않고 장기화된다면 미국 은행들도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며 "하지만 현재 피치의 미국 은행산업에 대한 신용전망은 '안정'으로 돼 있고 대부분 은행이 향상된 펀더멘탈을 반영해 이전 위기 수준과 대비해 일반적으로 낮은 등급"이라고 밝혔다.
부정적인 충격의 위험이 실제 상승하면 미국 은행에 대한 피치의 안정적인 등급이 먼저 변경될 것이라는 얘기다.
나아가 그는 지금의 상황을 도요타와 같은 일본 기업이 이러한 상황일 경우 미국 자동차 회사들에 어떤 일이 발생할지, 또는 페이스북이 부진한 흐름을 보일 때 구글이 어떤 이익을 취할 것인지 등에 대한 상황과 비교해 보면 쉽게 답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딕 보브는 "유럽 은행의 자금 보유자들이 안정한 제도권으로 이동할 수 있고 미국 은행들은 이 중 일부를 확보할 수 있다"며 "또 유럽 은행은 수축과 자본재구성이 필요한 만큼 할인된 가격으로 대출 및 자산을 판매 중이므로 미국 은행은 이러한 신용을 구매함으로써 미국 기업들에게 좋은 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특파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