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여현금흐름 3년째 마이너스…특단의 대책
[뉴스핌=문형민 기자] LG전자가 시장의 충격을 감수하면서 1조원대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강행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현금흐름표를 보면 LG전자가 왜 이렇게 결정했는지 이해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4일 LG전자가 내놓은 현금흐름표를 보면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이 2009년 이후 올해까지 3년째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잉여현금흐름이란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에서 자본적 지출(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을 빼고 남은 현금을 말한다. 매출에 상관없이 실제 회사에 돈이 얼마가 들어왔고 얼마나 빠져나가 결과적으로 얼마가 남았는지를 말해주는 개념이다.
LG전자의 잉여현금흐름은 지난 2009년 4070억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어 지난해에는 잉여현금흐름이 -1조 6841억원로 악화됐으며 올해도 3분기까지 -3793억원을 기록했다.
올들어 영업활동을 통해 1분기 1719억원, 2분기 6530억원, 5103억원 현금이 플러스였다. 반면 투자활동으로 각 분기마다 4662억원, 6685억원, 5798억원 빠져나갔다. 잉여현금흐름의 마이너스가 일상화된 것.
주력사업인 휴대폰 사업에서 6분기 연속 적자행진을 지속하는 데다 TV나 가전제품도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수요가 늘지 않는 상황에서 연유한 것이다.
영업과 투자활동에서 현금흐름이 마이너스이면 재무활동을 통해, 즉 차입금으로 현금흐름을 보강해야한다. LG전자의 현금흐름은 이같은 상황이 3년째 이어지고 있다.
2009년 차입금이 3700억원 늘었고, 지난해 1조 5278억원, 올해 3분기까지 1조 1970억원 등 3년간 약 3조원 급증했다.
결국, 3분기말 현재 현금이 2조 7500억원 가량으로 나쁘지 않지만 내용적으로는 건전하지 않다는 얘기다. 지난해말 151%였던 부채비율도 올 3분기말 173%로 높아졌다.
LG전자 경영진은 영업활동을 통해 현금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언제까지 재무활동(차입금)으로 버틸 수 없다고 판단해 특단을 대책을 내놓은 셈이다.
특히 국제신용평가사들이 신용등급(전망)을 잇따라 하향 조정해 조달금리 상승하고, 국내외 금융시장이 불안해 차입여건이 나빠진 것도 증자를 서두른 이유로 꼽힌다.
한은미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유상증자는 경기침체 등 불확실성이 높은 외부변수로 인해 영업상 현금흐름 안정성이 떨어지고, 신용등급(전망) 하향으로 향후 추가 자금조달시 불리한 조건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며 "LG전자로서는 선제적인 재무확보가 불가피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전자업계에서는 LG전자가 스마트폰 부진에서 쉽게 탈출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있다. 삼성, 애플, HTC 등 경쟁자들과 격차가 너무 벌어져있다는 것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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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문형민 기자 (hyung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