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황의영 기자] 15일 전국적으로 사상 초유의 정전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한국전력에 대한 증권사들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번 정전 사태로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국전력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낙관론을 펼친 반면, 다른 한쪽에선 정반대의 이유로 장기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부정적인 견해를 내놨다.
1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국전력은 오후 2시 16분 현재 전날보다 900원(4.20%) 오른 2만2350원에 거래되고 있다. 나흘 만의 반등으로, 신한금융투자와 우리투자증권, 키움증권 창구로 매수세가 집중되는 모습이다.
이날 한전의 주가는 전기요금 인상 기대감에 의해 오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실제로 전기요금이 오를지 여부와 관련, 증권가에서는 엇갈린 의견을 내놓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주익찬 연구원은 "이번 정전은 기온 상승으로 인한 전력수요 증가와 겨울 가동을 위한 발전기 계획 예방정비 시행으로 인한 전력 공급능력 감소 때문"이라며 "한국전력의 배상액은 전기공급약관의 정전피해 배상 면책관련 규정에 따라 발생하더라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 연구원은 "약관에 의하면 한전의 직접적인 책임이 아닌 사유로 전기공급을 중지하거나 사용을 제한한 경우 배상 면책되고, 한전의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경우에도 작은 과실이면 배상액은 공급중지 시간 동안 전기요금의 3배가 한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총 공급능력 부족보다는 일시적인 공급능력 감소와 기온 상승 때문에 일어난 정전이어서 전기요금 인상 이유로는 부족하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발전설비 증설을 위해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이 높아져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우리투자증권 이창목 연구원도 "정비가 급하지 않은 발전소를 다시 가동해 전력수급을 정상화할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전력수급에 대한 불안감은 남을 것"이라며 "이는 장기적으로 전기요금 조정에 대한 당위성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전기요금이 평균 4.9% 인상돼 정부가 당장 전기요금을 인상할 가능성은 낮지만, 전기소비 증가세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인 반면 발전소 건설은 단기간에 이뤄지기 힘들어 전기요금 인상을 통한 전력소비 조절 필요성이 계속 대두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은 전날 발생한 정전 사태가 단기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도 한국전력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희도 연구원은 "정전의 근본적인 원인은 전력거래소에서 수급예측을 잘못한 관리의 문제"라며 "우리나라의 발전설비용량이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동안 전력예비율이 낮게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발전비용이 비싼 LNG 발전기 및 민자발전사업자에게 전력생산을 의존해야 하는 부담이 커질 수 있어 한전에 부담 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발전용량을 여유 있게 가져가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을 텐데, 이는 한전 자산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전이 발전설비 투자재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이유 때문에 정부가 전기요금을 올려줄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이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한국전력을 상대로 정전사태에 대한 집단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추진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향후 한전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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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황의영 기자 (apex@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