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강혁 기자] 범 현대가(家) 그룹사들이 5000억원 규모의 사회복지재단을 설립키로 하면서 재계 주요 그룹사 사회공헌공익재단 운영이 눈길을 끈다.
주요 그룹사들은 대부분 오너 일가의 사재출현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공익재단을 운영하고 있다. 그룹 전반적인 지배구조에서도 공익재단의 역할은 크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이번 범 현대가 그룹사들의 사회복지재단 설립은 현대중공업 그룹의 주도로, KCC, 현대해상, 현대백화점, 현대산업개발 등이 참여한다. 5000억원이라는 금액면에서는 국내 최대 규모다.
현대중공업 최대주주인 정몽준 국회의원이 2000억원을 출현하는 등 대부분 범 현대가 오너들이 내놓은 사재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재단 이름은 '아산나눔재단'으로 정했다.
범 현대가 그룹사의 한 관계자는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10주기를 맞아 오너 일가에서 사회복지재단 설립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범 현대가 그룹사들의 이번 5000억원 규모의 사재출현 사회복지재단은 삼성그룹의 오너 일가의 사재와 주식 8000억원을 바탕으로 설립된 삼성고른기회장학재단에 버금가는 규모다.
삼성그룹은 재계 서열 1위 답게 사회공익재단 운영면에서도 최대다. 삼성고른기회장학재단을 비롯해 삼성문화재단, 삼성생명공익재단, 삼성복지재단, 호암재단, 삼성언론재단 등을 운영하고 있다. 한해 약 4000억원 수준의 기금을 사회공헌활동 등에 사용하고 있다.
삼성고른기회장학재단에 출현된 사재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막내 딸 사망을 계기로 이루어졌다. 때문에 삼성그룹 지배구조 핵심인 삼성에버랜드 지분 8.37%(4.25% 정부 위탁)도 보유하고 있다. 공익재단이지만 지배구조의 비중이 적지 않은 셈이다.
지분율에서는 삼성카드(25.64%)와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25.10%)에 이어 3번째로 많은 규모이자, 이 회장의 딸들인 이부진, 이서현 자매(각각 8.37%씩)와 같은 수준이다.
삼성그룹 공익재단의 핵심인 삼성문화재단도 자산규모가 수천억원에 달한다. 삼성문회재단은 에버랜드 0.88% 지분을 포함해 삼성화재(2.97%), 제일모직(1.81%) 등에도 높은 비중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LG그룹도 사회공헌 측면에서 운영 중인 공익재단이 여럿이다. 분야별로 모두 5개를 운영 중이다. 장학․문화 사업은 LG연암문화재단, 사회․복지 사업은 LG복지재단, 교육은 LG연암학원, 환경은 LG상록재단, 언론은 LG상남언론재단 등이다.
지배구조면에서도 상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단적으로 LG그룹 구자경 명예회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LG연암학원은 (주)LG 지분 2.09%를 가지고 있고, LG연암문화재단은 (주)LG(0.33%), LG생명과학(0.4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SK그룹도 고 최종현 회장이 지난 1974년 사재 5500만원을 출연해 만든 한국고등교육재단을 가지고 있다. 한국고등교육재단은 민간 최초의 유학 장학재단이다. 최 회장의 인재양성론이 설립 취지다.
한국고등교육재단과 함께 최신원 SKC 회장이 2004년 설립한 선경최종건재단도 한 축에서 활동하고 있다. 최창원 SK가스 사장(SK케미칼 부사장)과 정원, 혜원, 지원 등 고 최종건 SK 창업주 직계가 사재 5억원을 모아 만들었다.
롯데그룹도 롯데장학재단과 롯데복지재단 두 곳을 운영 중이다. 이 가운데 롯데장학재단은 1983년 신격호 회장이 사재 5억원을 출연해 설립했다. 롯데장학재단은 롯데칠성음료 지분 6.17%, 롯데제과 8.69% 등 그룹 계열사와 지분구조가 얽혀있다.
한편, 이번 범 현대가 그룹사들의 사회복지재단 설립에서 빠진 현대차그룹은 현재 해비치 사회공헌문화재단을 운영 중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2006년 불거진 글로비스 비자금 사건을 반성하는 뜻에서 8400억원 사회환원을 약속하면서 만들어진 재단이다. 정 회장은 최근까지 3차례에 걸쳐 총 1500억원의 보유주식(현대글로비스)을 출연했다.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