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이강규 기자]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이후 2년반래 최악의 3주를 보낸 투자자들이 멀미나는 롤러코스터 장세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출구를 찾고 있다.
확실한 동아줄은 없지만 지난 5월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미국의 트리플 A 신용등급을 한단계 깍아내리며 불러온 요란스런 폭풍이 일단 지나갔기 때문에 이번주 나올 거시지표들이 더블딥 우려를 조금이나마 덜어주는긍정적 흐름을 보인다면 시장은 평온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의 정책결정자들이 유로존 채무위기를 그럭저럭 진정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신호 역시 현기증 나는 시장의 변동성을 진정시키는 효과를 낼 수 있다.
결국 거시지표와 유럽발 뉴스가 이번 주 시장의 진행방향을 결정할 촉매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 시장은 2008년 10월 이후 최대 주간 거래량을 동반한 널뛰기 장세를 연출했고 S&P500지수는 7월22일 이래 12.4%나 곤두박질쳤다.
그러나 연일 세자릿수의 진폭을 보이며 급락과 급반등을 반복하던 시장은 11일과 12일, 7월 중순이후 처음으로 2거래일 연속 상승했고, 변동성도 완화됐다.
미국 경제가 제 2의 침체를 향해 가고 있지 않다는 자료만 나와준다면 멀미 장세를 진정시킬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 셈이다.
이번 주 나올 거시지표 중에는 뉴욕과 필라델피아 지역의 제조업지표와 기존주택 판매지표 등 제조업부문과 주택시장의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들이 포함되어 있다.
그동안 제조업은 미국 경제를 견인하는 가장 강력한 성장동력으로 꼽혔지만 이번달 초에 나온 2건의 ISM지표들로 위상이 떨어졌다.
미국의 7월 ISM 제조업지수는 성장과 수축의 기준선 위로 가까스로 턱걸이하며 2년래 최저수준으로 추락했다.
이어 나온 7월 ISM 서비스업지수 역시 예상을 뒤엎고 후퇴했다.
다행히 금요일(12일) 미국의 7월 소매판매가 4개월래 최대폭으로 증가했다는 상무부 발표가 나오자 시장은 경제가 성장궤도에서 완전히 이탈한 것이 아니라는 안도감에 랠리를 펼쳤다.
미국 증권 포트폴리오 전략 헤드인 배리 냅은 "거시지표들이 우리를 난장판 속으로 밀어넣었지만 바로 그들이 우리를 이곳에서 꺼내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투스쿨 시즌을 앞두고 월마트를 비롯한 대형 소매업체들의 실적발표도 기대할만한 자료다. 월마트는 화요일(16일) 실적을 내놓는다.
톰슨 로이터의 자료에 따르면 2분기 어닝은 11.8%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S&P500의 주가수익률은 10.46으로 역사적인 기준으로 볼 때 저렴한 편이다.
일부 전략가들은 저렴한 밸류에이션 때문에 주식은 미국 국채에 비해 더욱 매력적이라고 주장하지만 다른 전문가들은 앞으로 주가수익률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경제전망에 대한 경계감과 함께 유럽 채무위기에 대한 우려도 간단없이 이어지고 있다.
투자자들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화요일(16일) 파리 회동 결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들은 유로존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방법에 관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적으로 시장은 여전히 취약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RBC 캐리탈 마케츠의 증시 분석가들은 12일 리서치 노트를 통해 2년간 지속된 상승추세가 붕괴되고 월간 모멘텀 지수들이 하락반전했으며 장기 지지선을 하향돌파한 종목들이 즐비하다는 점을 들어 장기 시장주기가 훼손됐다는 견해를 밝혔다.
델타 글로벌 애셋 매니지먼트의 수석 기술 전략가인 브루스 자로도 52주 고점과 52주 저점을 찍은 주식들을 비교한 결과 저점 쪽이 많았다는 사실을 시장이 아직도 하강 국면을 완전히 통과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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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uters/NewsPim] 이강규 기자 (kang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