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와 조선, 철강 등 주요업종 대기업의 올 임금협상이 속전속결로 진행되고 있다. 21일 열린 현대중공업의 임금협상 조인식에서 이재성 사장(오른쪽)과 오종쇄 노조위원장(왼쪽)이 합의서를 전달하며 악수하고 있다. |
- 업황 호조 및 복수노조 허용이 필요성 키워
[뉴스핌=김홍군ㆍ김기락ㆍ정탁윤 기자]본격적인 여름휴가 시즌을 앞두고 주요 대기업의 올해 임단협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실적이 좋아지며 호주머니에 여유가 생긴 대기업들은 임금인상 및 성과급 규모를 예년보다 확대하며 일찌감치 임단협을 마무리 짓는 분위기이다. 게다가 복수노조의 출현 가능성으로 조기에 협상을 마무리할 필요가 생긴 점도 대기업 경영층들이 화끈한 베팅에 나서는 이유로 꼽히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자동차 노사는 이날 오전 임금협상 7차 본교섭을 갖고 잠정합의를 이끌어냈다.
노사가 합의한 내용은 ▲기본급 9만원(5.17%) 인상 ▲성과ㆍ격려금 300%+700만원 지급 ▲회사주식 80주 지급 등으로, 사상 최대 실적에 따른 격려금 상향 조정 등 회사측의 통큰 배팅이 합의를 이끌어 내는 데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실제, 사측은 최종 합의과정에서 격려금을 종전 제시한 600만원에서 700만원으로 100만원 올렸으며, 기본급도 5000원 상향 조정해 노조측의 동의를 이끌어냈다.
기아차가 2년 연속 무분규로 임금협상을 마무리함에 따라 현대차의 임금협상도 속도가 더해질 전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 임금 단체 협상이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며 “여름휴가 전 타결에 노사 모두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GM과 쌍용차, 르노삼성 등도 이미 임금협상을 마무리하는 등 자동차업계의 임단협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올 상반기 중국을 제치고 수주 1위를 탈환한 조선업계의 임단협도 회사측의 통큰 결단 속에 속속 성과물을 내놓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이날 사측과 합의한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벌여 올 임단협을 마무리했다.
앞서 노사는 ▲임금 6만2300원 인상(3.21%) ▲성과배분상여금(PS 적용) 400%+알파(초과이익금 25%) ▲회사 주식 매입 지원금 200% ▲격려금 380만원 ▲집중 휴가비 100만원 ▲단체 정기보험 가입 1년 연장 등에 합의한 바 있다.
회사측은 이번 임단협에서 임금인상 규모를 지난해보다 확대하고, 초과이익배분제(PS)를 새로 도입해 여름휴가 이전에 임단협을 마무리하고, 21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 타결을 이끌어 냈다.
앞서 현대중공업도 기본급 9만원 인상, 상여금 100% 인상(총 800%), 격려금 300%+300만원 등의 파격적인 조건으로 올 임금협상을 마무리한 바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철강업계도 별다른 진통없이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중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임단협을 통해 올해 임금인상율까지 결정했고, 현대제철의 경우 인천과 포항공장은 끝났고 당진공장은 찬반투표를 남겨놓고 있다.
현대하이스코는 최근 기본급 평균 4.2% 인상에 합의하며, 현대차그룹 계열사들 중 제일 먼저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지었다. 동국제강은 지난해까지 16년 연속으로 임금협상을 사측에 위임해오고 있다.
올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정유업계에서는 GS칼텍스 노사가 정년연장(2년) 등에 합의하며 올 임단협을 지난 5월 조기 마무리했으며, SK에너지도 본격적인 교섭일정을 논의하고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지난 5월 올해 기본급 4.1% 인상에 잠정합의했다. 아시아나의 경우 8월 말 임단협 협상을 앞두고 현재 노사 양측의 입장을 조율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 주요 대기업의 임금 및 임단협이 예년보다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특히, 자동차와 조선, 정유 등 실적이 좋은 기업들이 임금 및 성과금 규모를 늘리며 조기타결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부터 시행된 복수노조가 올해 임금협상 및 임단협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기업 관계자는 “임금협상 및 임단협 과정에서 복수노조가 생겨 협상을 요구하거나, 쟁의를 벌이면 문제가 복합해 질 수 있다”며 “복수노조의 출현 가능성도 조기 임단협 타결의 필요성을 키우는 요인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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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