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권지언 기자] 미국의 최상위 '트리플에이(AAA)'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될 경우 피해 범위는 상상을 초월할 수 있다고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지적했다.
현재까지 미국의 부채 상한 합의 문제가 시장 불안의 주 원인이기는 했지만 이는 단기적 문제에 불과하다.
더 큰 문제는 글로벌 금융 시장 내 거의 모든 자산이 미국을 벤치마크로 삼을 만큼 흔들리지 않는 입지를 자랑하던 미국의 '트리플에이' 등급이 강등될 경우, 그 이후 얼마나 엄청난 상황이 벌어질 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는 점이다.
발레스트라 캐피탈 대표 제임스 멜처는 "불가능한 일이 발생한다면 모든 것이 가능한 것으로 바뀐다"면서 "불가능으로 여겨지던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이 현실화할 경우 심각한 심리적 충격이 가해질 것이고 이는 또 다른 상황 악화를 초래할 여지를 만들게 된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가 부채 상한 합의로 디폴트를 가까스로 피해간다 하더라도 일각에서는 미국이 적자를 절대 감축하지 못하거나 세수를 충분히 늘리지 못할 것이라 우려한다.
오는 9월30일로 끝나는 회계연도에 미국의 재정적자 규모는 1조 4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여 GDP 대비 적자비율로는 2차대전 이후 최대 수준을 나타낼 전망이다.
미국 자산가치 재조정과 재정조달 능력 저하가 가져올 장기적 비용은 실로 막대할 것이다.
일단 미국채 보유자들은 수익률 상승과 가격 하락으로 손실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미 국채에 투자된 펀드는 지난 6월말 기준으로 282억 달러에 달한다.
프라이머리 딜러들은 미국채를 대출 담보로 사용하기 때문에 등급 강등이 있을 경우 마진콜이 이어질 것이고, 주식에서부터 회사채에 이르기까지 매도 행렬은 줄을 이을 것이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시장이 미국채에 대한 무조건적인 선호를 버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미 신용등급 강등의 여파는 금융 시장에만 그치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의 각 주와 도시, 학군에 이르기까지 타격은 확산될 수 있다.
3대 국제 신용평가사는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시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지방채 등급 역시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고, 무디스의 경우 그 같은 손실 금액이 1300억 달러를 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여기에 페니메와 프레디멕과 같은 모기지 운용사가 보증하는 증권들 역시 위기에 처할 수 있다.
무디스는 현재 AAA등급의 15개주가 판매한 수 백개의 채권을 검토 대상에 올려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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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