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경부 "적정수준 넘었다" 압박에 속앓이
[뉴스핌=김홍군 기자]정부가 정유업계를 향해 또다시 기름값 인하를 요구하고 나선 데 대해 업계가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막대한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정부의 요구를 들어줬는데,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불만이다.
정유사 관계자는 17일 “지난 3개월간 엄청난 손실에도 불구하고 리터당 100원 할인을 시행하고, 기간이 지나 가격을 정상화시키고 있는데, 또다시 압박을 가하는 것은 너무하다”고 토로했다.
SK에너지,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등 정유 4사는 지난 4월7일부터 7월6일까지 3개월간 공급가격 할인 및 카드할인 방식으로 휘발유와 경유 판매가격을 인하했으며, 이후에는 단계적으로 환원하는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도 “2분기 실적을 보면 폭리를 취했는지, 아닌지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싱가포르국제가격에 맞춰 매주 주유소 공급가격을 공개하는 상황에서 폭리를 취한다는 게 가능하냐”고 되물었다.
앞서 임종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15일 물가안정대책회의에서 소비자시민모임의 기름값 분석결과를 공개하면서 “최근 국제 휘발유가와 환율을 고려할 때 현재 기름값이 적정수준을 넘어섰다”며 가격인하를 촉구하고 나섰다.
소비자모임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정유사의 공급가격 인하 효과는 4월 58원, 5월 79원, 6월 36원 등 평균 56원으로, 당초 약속한 100원 인하에 못 미쳤다며 더 이상의 가격인상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주유소들이 정유사 할인과 국제유가 하락을 틈타 마진을 확대해 휘발유가격이 급격히 올라가고 있다는 지적했다.
소비모임은 모임은 유가정보사이트인 오피넷 자료를 분석해 올 1분기만해도 평균 리터당 99.88원이던 주유소의 휘발유 판매마진이 2분기부터 들썩이기 시작해 최근 142.83원까지 대폭 확대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주유소업계도 "유가정보사이트인 오피넷에 공개되는 정유사 공급가격은 주유소만이 아니라 대리점과 판매소에도 공급하는 가격이 포함된 것"이라며 "오피넷 공급가를 실제 주유소가 공급받는 가격으로 산정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또 "주유소 마진 대폭 확대 주장은 통계자료의 오류에서 생긴 것"이라며 "오피넷에서 제공하는 정유사 공급가격을 이번 기회에 자영주유소가 실제 공급받는 가격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오피넷에 따르면 17일 오후 2시 현재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전날보다 리터당 0.15원 오른 1936.42원으로, 정유사 할인종료 후 10일만에 17.09원 상승했다.
특히, 서울의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991.33원에서 2020.99원까지 상승, 2008년 7월13일 기록했던 사상 최고가(리터당 2027.79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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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