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위원장 지적에 ‘규제개선TF’ 가동
- ‘비율규제’ 완전 해소 등 기대감
- 일부에선 “분위기 만들어 놓곤…”
[뉴스핌=송의준 기자] 금융위원회 김석동 위원장은 지난달 ‘보험경영인 조찬 간담회’에서 “우리나라가 여러 분야에서 수많은 글로벌 플레이어를 보유하고 있지만, 금융산업에서 글로벌 플레이어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라며, 특히 보험회사에 대해 “자산 규모가 500조원을 넘어섰음에도 국외 투자 비중이 작고, 국공채 투자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등 지나치게 보수적인 자산 운용을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 같은 금융당국 수장의 지적이 나오자 금융위 주관으로 보험사 및 관계기관 등과 ‘보험사 자산운용규제개선전담반’이 결성돼 지난주 첫 회의를 했다.
김 위원장이 보험회사가 세계적인 관점의 자산운용 전략을 펼칠 수 있도록 자산운용 규제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실제로 보험업계 운용자산 규모는 2010회계연도 390조원에 달했지만, 총자산과 수입보험료 기준 해외부문의 비중은 1%가 채 되지 않는다. 대부분 보험사가 국공채 등 보수적인 운용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생명보험사들은 이 기간 310조원의 운용자산 중 국공채에 19.47%, 손해보험사들은 7.59%를 투입했다. 삼성생명은 2010회계연도 운용자산 120조원 중 채권이 56%로 가장 많고, 대출 20%, 주식 13%, 부동산 4%, 수익증권 3%, 현‧예금 4% 등으로 운용해 6.4%의 운용자산이익률을 거둬 전 회계연도보다 0.9%포인트 늘었다.
보험회사 자산운용규제는 지난 2003년 보험업법 개정 이후 큰 변화가 없었지만,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금융 당국은 보험사에 안정적인 자산운용을 하도록 지속적인 요구를 해왔다.
이 같은 점에서 이번 김 위원장의 ‘보수적 자산운용으로 인한 글로벌 플레이어 부재’ 언급에 대한 보험업계 일부의 시각은 따뜻하지 않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감독당국이 그동안 가능한 안정적인 자산운용을 하도록 해 보험사들이 이 기준에 맞춰왔다”며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 놓고, 인제 와서 그것 때문에 성장을 못 했다는 식의 표현은 어리둥절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을 계기로 보험사의 자산운용규제를 없앨 수 있다면 분위기 쇄신이 될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 보험업계는 현재 은행, 증권 등 다른 금융업권에 비해 규제가 많다고 보고 있다. 일례로 특정 자산유형이나 총자산의 일정부분에 대해 자산운용이 제한되는 ‘비율규제’가 다른 업권에선 BIS비율 기준이 강화되면서 대부분 해소됐는데, 보험업계엔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금융위는 자산운용에 관한 보험업법이 오래됐다는 점에서, 최근 금융환경 변화에 맞지 않거나 일관성이 떨어진 부분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담반에 참여 중인 보험연구원 진익 실장은 “전담반은 국외 및 국내 기업투자 부문으로 나눠 회의가 진행, 국외투자 활성화와 함께 보험사 특성에 맞는 투자가 이뤄지도록 다양한 아이템을 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9월 말까지 전담반을 운영할 예정이어서, 이후 개선안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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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송의준 기자 (mymind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