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백현지 기자] 전월세 시장 불안이 장기화되면서 주거용 오피스텔이 수익형 부동산 상품으로 높은 인가를 끌고 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오피스텔이 분양가가 치솟을대로 치솟으며 주상복합 수준의 고분양가가 책정돼 논란이 되고 있다.
부동산 침체 이전에도 오피스텔은 비교적 소액을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었다. 여기에 정부가 올 하반기 오피스텔의 주택임대사업 등록 허용을 검토하는 등 관련 규제를 집중적으로 해제한데다 최근 '전월세 시장 안정대책'을 통해 임대사업자에 대한 추가 세제지원을 추진하기로 해 불황 속에도 연일 높은 청약 결과를 보이고 있다.
11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대우건설이 지난 4일부터 5일까지 성남 분당 정자동에 공급한 오피스텔 '정자동 2차 푸르지오 시티'의 청약 결과 평균경쟁률 24대1로 청약마감했다. 3.3㎡당 분양가가 1190만원에 달했으나 대우건설측은 이 분양가는 최근 판교 등에서 분양한 오피스텔에 비하면 저렴한 가격이라고 주장했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같은 정자역 주변에 위치한 두산위브파빌리온의 경우 104㎡(이하 공급면적)의 매매가가 2억원 선으로 3.3㎡당 매매가는 634만원이다. 두산위브파빌리온이 2003년 입주해 건물이 노후한 점을 감안해도 신규단지와의 격차가 크다.
특히 오피스텔 분양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며 지역에 따라 분양가 역전현상도 벌어지고 있어 업체들의 고분양가 책정이 별다른 근거가 없는게 아닌가하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 5월 말 효성이 성남 판교신도시 중심상업지구에 공급한 '판교역 효성 인텔리안'과 같은 기간 청약을 진행한 KCC건설의 '판교역 KCC 웰츠타워'의 분양가는 모두 3.3㎡당 1200만원 선이었다. 두 단지 모두 높은 청약경쟁률을 보이며 청약마감했다.
아직 지하철이 개통되지 않은 신도시 오피스텔 분양가가 1200만원대를 기록한 데 비해 서울 행당동 역세권 오피스텔의 분양가는 900만원 선에 불과했다.
포스코건설이 불과 4월 서울 성동구 행당동에 공급한 '서울숲 더샵' 오피스텔의 3.3㎡당 900만원대였다. 한강 조망권을 갖춘 단지로 왕십리역과도 가까워 서울 도심으로 접근성도 뛰어나다는 평을 받았지만 분양가는 판교 오피스텔의 70%선에 머물고 있다.
통상 오피스텔 임대가는 주변 아파트 시세보다 입지와 교통편에 좌우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언뜻 이해하기 어려운 수준이란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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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분당신도시 정자동과 성동구 행당동의 임대시세는 전용 49㎡의 경우 보증금 1000만원에 월임대료는 65만원선으로 거의 유사한 수준이다. 이 경우 분당 정자동이나 판교신도시 오피스텔을 매입한 투자자는 행당동 오피스텔 투자자들보다 수익률은 크게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오피스텔의 높은 분양가 책정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됐다. 부동산시장 침체가 지속되며 주택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없는 투자 수요가 오피스텔에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오피스텔 가격이 상승하며 신규 분양 오피스텔도 인근 시세에 맞춰 분양하다보니 분양가도 동반상승하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비싼 분양가를 감수하며 오피스텔을 분양받아야 하는 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오피스텔 수익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은 분양가다. 분양가가 높은 오피스텔이라고 그만큼 월세도 함께 올라가지 않는 만큼 적정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분양가가 어느 정도 낮아줘야하기 때문이다.
정자동 2차 푸르지오 시티 72㎡형을 분양받았을 경우 분양가는 2억5000만원이 넘는다. 주변 임대시세인 보증금 1000만원에 월80만원으로 계산하면 연 수익률은 4.04%에 그친다.
판교역 효성 인텔리안의 64㎡형의 경우도 분양가가 2억5700만원에 달해 인근 시세로 계산했을 때 수익률은 4.12%를 기록한다.
최근 저축은행의 특판 상품이 연 5%금리를 제공하는 것에도 못 미치는 수익률인 셈이다.
또한 오피스텔의 경우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오피스텔은 임대수익을 기대하는 상품으로 아파트와는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중소형건설사를 중심으로 오피스텔의 경쟁 상품인 도시형생활주택도 공급을 이어가는 만큼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를 피하기 어렵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최근 오피스텔 분양가가 높게 책정되는 것은 사실이다"며 "오피스텔은 시세차익보다 임대수익을 고려해 투자하는 상품이므로 아직까지 청약 성공률을 이어가지만 입지별로 양극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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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