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重 등 후보기업들 불참 의사 잇따라
[뉴스핌=김홍군 기자]하이닉스의 유력 인수 후보자로 꼽혔던 현대중공업이 불참을 선언하면서 하이닉스 매각이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인수의향서 접수 마감을 이틀 앞둔 시점에서 현대중공업의 포기선언은 '하이닉스 인수전'에 찬물을 끼얹는 형국이다. 하이닉스 인수전은 지난 5일까지만 해도 STX그룹이 참여할 것이라는 말들이 시장 일각에서 제기되면서 열기를 더해가던 상황이었다. 특히 하이닉스 인수전에 공식적으로 의지를 내보인 국내 대기업은 현대중공업이 유일했던 만큼, 자칫 하이닉스인수전은 무기한 연기될 개연성도 적지않다는 분석이다.
◆현대중공업, 도충하차...왜?
현대중공업이 하이닉스 인수전에서 발을 뺀 데는 시장의 부정적 반응, 사업적 시너지 효과 불확실 등 제반 요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중공업은 6일 공시를 통해 "하이닉스반도체 인수관련 인수의향서를 제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오는 8일 인수의향서 접수를 마감하는 하이닉스 인수전에 유력 후보로 꼽히던 현대중공업이 참여하지 않기로 한 것은 막대한 투자금에 따른 시장의 부정적 반응을 외면하기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하이닉스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최대 3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데, 현재로서는 현금이 충분하지 않다”며 “현대중공업 말고는 마땅한 후보자가 없는 상황도 인수전 불참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분기 말 현재 현대중공업의 순차입금은 연결기준 5조3507억원, 개별기준 2조3419억원으로, 재무구조상 추가적인 차입 등의 자금조달 없이는 대규모 M&A에 뛰어들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계열사인 현대오일뱅크와 현대삼호중공업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하이닉스 인수를 통한 사업적 시너지에 대한 부정적 판단도 인수전 불참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사업과 태양광 사업이 제조공정상 유사성이 있긴 하지만, 초기라면 모를까 현대중공업이 이미 태양전지를 양산하고 있는 상황에서 하이닉스 인수를 통한 시너지를 얻기는 애초부터 힘든 상황이었다”고 분석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도 “그동안 하이닉스 인수를 위해 검토를 진행해 왔지만, 최종적으로 기존 사업과의 연관 시너지 효과가 부족하고 경기변동 주기를 볼 때 중공업과 반도체 산업 간의 상호보완 효과도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하이닉스, 차기 유력후보는?
유력후보인 현대중공업이 불참을 공식화하면서 '흥행'을 예고하던 하이닉스 인수전은 다시 '안갯속 구도'로 흐르고 있다.
LG그룹과 효성그룹, STX그룹 등 지금까지 후보군으로 거론되던 업체들도 하이닉스 인수전에 불참을 선언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개최된 전경련 경제정책위원회에 참석한 조준호 ㈜LG 사장은 하이닉스 인수전 참가 의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 "여러 번 얘기했는데도 믿질 못하는 것 같다. 하이닉스와 관련된 질문에는 앞으로도 노코멘트하겠다"며 인수의사가 없음을 재차 확인했다.
STX그룹 관계자도 "하이닉스 인수관련, 전혀 생각해보거나 검토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일축했다. )
재계 관계자는 “하이닉스의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의구심과 막대한 투자금으로 인해 기업들이 하이닉스 인수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Newspim]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