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 기자] 그리스 의회가 현 정부를 신임함에 따라 어느 정도 시간을 벌어주긴 했지만, 국가 채무 불이행(디폴트) 사태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가 주장했다.
이 때문에 과거 라틴아메리카에서 활용한 '브래디본드(Brady bond)'와 같은 특단책이 필요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을 지낸 펠드스타인 교수는 23일자 파이낸셜타임스(FT)에 기고한 글을 통해 "국가 채무가 국내총생산(GDP)의 150%가 넘고, 또 연간 예산적자가 방대한 데다 이자률이 25%를 넘는 나라의 디폴트는 시간 문제일 뿐"이라며 "지금 협상은 그 불가피한 디폴트 시점 늦추는 행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펠드스타인 교수는 이어 "만약 유럽 내에서 디폴트 나는 곳이 그리스 밖에 없다면 지금 당장 디폴트를 선언하고 50% 헤어컷(채무탕감)을 적용하여 지금보다 저렴한 이자율로 새로운 채권을 발행하는 것이 나을 것이지만, 포르투갈과 아일랜드 그리고 아마도 스페인까지 모두 그렇게 하겠다고 나설 가능성이 있어 이럴 경우 다른 나라 금융 및 신용시스템이 타격을 입게 되어 유럽계 기업들 전반과 유럽 은행권이 무너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바로 이 같은 금융 위기 전염 가능성 때문에 유럽중앙은행(ECB)이 지금은 그리스의 채무불이행을 피하기로 한 것인데, 관건은 신용 기관들이 나머지 취약 국가들의 디폴트 사태까지 대응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갖추도록 충분한 시간을 버는 일이다.
한편 이런 과정은 독일이 기존 민간 채권자들이 손실을 분담해야만 찬성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는 통에 난항을 겪고 있다. ECB는 이런 분담이 자발적이어야만 기술적 디폴트 사태를 피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펠드스타인 교수는 따라서 핵심은 기존 채권보유자들이 '자발적으로' 지금까지 발생한 이자를 자본화하고 또 수년에 달하는 새로운 대출을 시장 금리 이하 수준에서 제공하는 것이지만, 과연 기존 채권단이 이런 것을 수용할 수 있겠는가 하고 반문했다.
그는 비록 강제적이지는 않다고 해도 모든 채권단이 이런 방식을 수용해야 하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과거 1980년대 라틴아메리카에 적용한 '브래디본드'의 경험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다만 그는 이런 방식이 제대로 작동할지는 보증할 수는 없다면서, 그 중에서도 그리스와 포르투갈 그리고 아일랜드를 모두 합친 것보다 채무 규모가 큰 스페인이 채무 구조조정을 필요로 하는지 여부가 중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유럽은 재정 긴축을 사용하면서 동시에 통화 가치 평가절하를 통한 상쇄 요인을 작동할 수 없다는 점, 나아가 주변국들의 경우 기존 환율 수준으로는 경쟁력을 가지기 힘들어 장기적으로도 계속해서 적자 문제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는 점은 문제라고 펠드스타인 교수는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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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