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프라임 브로커 자격이 블루오션
[뉴스핌=노희준 기자] "자기자본 2조원이면 합격할까"
금융당국의 'IB(투자은행)육성방안'이 한국형 헤지펀드의 프라임 브로커리지 업무와 연계돼 제시되면서 대우 삼성증권등 선발권 증권사는 물론 대신증권등 중위권 증권사들도 프라임 브로커업무 영위를 위한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증권업계의 최대 관심사는 정부가 프라임 브로커 업무 자격기준으로 자기자본규모를 얼마로 제시하느냐는 것.
대체로 현재 자기자본규모가 2조원이 넘는 대형 증권사들은 보다 실무적인 프라임 브로커 업무 준비작업을 내부적으로 진척중이고 2조원 미만 증권사들은 자본 확충방안을 심도있게 검토하고 있는 단계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작년 말 자기자본 기준으로 10대 증권사들은 당국의 정책방향을 주시하면서 각자의 '사이즈'와 특성에 맞게 헤지펀드의 프라임브로커리지 시장을 대비하는 중이다.
금융위는 지난 1일 '자본시장 제도 개선 민관 합동위원회' 제4차 회의를 열고 '국내 투자은행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논의안에 따르면, 정부는 일정 비율의 자기자본 등 요건을 충족시키는 '대형 증권사'에만 헤지펀드에 대한 일반적 신용 공여, 펀드 재산의 직접 보관관리 등을 허용할 계획이다. 증권대차, 매매체결, 결제 등은 일반 증권사도 수행할 수 있다.
대형 IB의 자기자본 기준은 아직 확정돼지 않았지만, 증권업계 내부에서는 '2조원이상' 규모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르면 다음주중 한국형 헤지펀드 구체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자기자본 2조원을 기준으로 할때 지난해 말 기준으로 프라임 브로커 업무를 담당할 수 있는 증권사는 5개사.
대우증권(2조 8555억원), 삼성증권(2조 7325억원), 현대증권(2조 6551억원), 우리투자증권(2조 5792억원) 한국투자증권(2조3921억원)등이 해당된다.
작년말 기준 증권사 자기자본 비율,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신한금융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하나대투증권 대신증권은 자기자본이 2조원(지난해말 기준)에 못미치나 프라임 브로커 업무에 그룹차원에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혹 자기자본 2조원 규모로 커트라인이 정해진다면 자본확충에 바로 나설수도 있다는 분위기다.
대형 증권사들은 당국의 자기자본 기준이 현재 상위 대형증권사의 자기자본규모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둔다.
'한국형 헤지펀드'가 연내 도입될 방침인 상황에서 국내 증권사중 누군가는 프라임 브로커리지 업무를 수행해야 하고, 때문에 당국이 기준마련 시 업계의 현실을 고려할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정부안이 확정되지 않아 말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도 "일부에서 거론되는 자기자본 4조~5조원 기준안은 증권사들 자본확충능력이나 일정을 감안볼때 너무 높은 수준이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대형사 가운데 일부를 중심으로 프라임브로커리지를 허용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현재 대형사 위주의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대우증권 관계자 역시 "현재 (자기자본) 안이 논의되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증자 등 별도의 자본확충건을 미리 준비할 단계는 아니다"면서도 "대차거래를 제대로 하는 곳도 많지 않은 상황이라 프라임 브로커 기준은 현재 대형사 기준에서 허용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자기자본 관련된 것은 경영전략상 판단이라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금융위의 대형 IB육성 방안은 금융위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미래에셋증권은 필요 시 자기자본 2조원 이상의 확충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지주회사 계열 증권사는 금융지주 혜택을 기대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금융위원회가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는 지주회사 그룹 등에 대해서는 연결 자기자본으로 자기자본 기준을 산정하는 방안도 추가로 검토한다고 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증권 관계자는 "자기자본 문제나 증자는 그룹차원에서 협의할 문제"라면서도 "은행 자기자본을 다 인정해 주지는 않겠지만, 금융위에서 연결 자기자본으로 자기자본을 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데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자기자본 기준이 4조 이상으로 확정될 경우, 헤지펀드에 대한 신용 공여 등과 관련된 업무는 사실상 포기하고 특화된 다른 업무로 헤지시장에 대비하다는 입장도 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자기자본 기준이 4조원대라면 합병도 생각할 수 없고 2~3배 증자를 해서 자본을 마련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신용공여하는 등의 업무만 제한되는 것이기 때문에 일반 시중은행, 저축은행과 연계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자기자본 1조원 미만인 한 후발 증권사 관계자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자본확충작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일단 정부의 방침과 대형 증권사의 움직임속에서 향후 헤지펀드 시장 진입전략을 수립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위권 이상의 대부분 증권사들은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의 도입과 이와 연계된 프라임 브로커업무 영위가 향후 증권산업의 지형을 크게 변형시킬 수 있는 대형 변수로 보고 회사별 특성에 맞춘 준비작업을 진행, 향후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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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