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안보람 기자] 대한통운을 향한 포스코, 롯데, CJ 등의 열망이 무색하게도 금융권에서 '비싼 가격'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저마다 '시너지'를 앞세워 대한통운을 맡을 '적임자'임을 강조하지만 무리한 자금조달을 통한 인수, 그 이후를 걱정하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대한통운 인수가격이 당초 1.5조~2조원에서 3개 자회사를 별도 매각하면 1.2조~1.5조원 가량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30일 코스피 시장에서 포스코는 전날보다 1.15%(5000원) 내린 43만 1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포스코는 지난 16일 이후 2주동안 단 이틀을 제외하고는 지속 하락세를 보이며 이날 장초반 52주 최저가인 43만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중국 공급과잉 우려와 원료수급 상황문제, 현대제철과의 경쟁문제 등이 포스코의 주가를 끌어내렸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보다 대한통운 관련 불확실성이 비우호적으로 작용했다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대한통운 매각이 지연되면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해외투자자들 사이에서 부정적인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더욱이 무디스와 S&P 등 국제 신용평가회사는 일찌감치 재무건정성을 이유로 포스코의 대한통운 입찰 참여에 대해 우려감을 표한 터다.
S&P는 특히 지난해 포스코가 대우인터 인수에 3조 4000억원 등 한해동안 사업확장에 9조 4000억원을 투자하면서 재무상태가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S&P에 따르면 지난 3년간 포스코의 EBITDA(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대비 차입금 비율은 1.1배에서 2.3배로 늘어났다.
한국거래소와 상장사협의회에 따르면 포스코의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3조 491억원으로 2009년(6조 2084억원)에 비해 3조 1592억원이나 줄었다. 1년 동안 절반 이상이 줄어든 셈.
S&P는 포스코가 대한통운을 인수할 경우 등급을 하향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인수전에서 경쟁 입찰업체를 이기기 위해 높은 프리미엄을 지급할 경우에는 현재 신용등급에 걸맞은 재무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재정적 완충장치가 더욱 더 사라질 수 있으며 이는 신용등급의 하향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포스코로서는 운신의 폭이 더 좁아질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삼성생명 주식 매각, 은행권 차입 등 대한통운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분주한 CJ 역시 이번 딜의 성공이 긍정적인 작용만을 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대한통운 인수에 실패할 경우 오히려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기도 한다.
한국투자증권 이훈 애널리스트는 "대한통운 인수자를 예측하기는 불가능하지만, 경쟁사대비 재무적 능력 등을 비교할 때 CJ의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며 "만약, 인수에 실패하고 무리한 M&A를 추진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보여준다면, 저평가된 밸류에이션은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만일 인수에 성공할 경우 CJ가 지불하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창출 가능한 시너지로 합리화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일단, 투자자들은 향후의 시너지보다는 당장의 프리미엄에 따른 부담을 우려해 인수 자체는 주가 상승의 걸림돌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대한통운 매각이 지연되면서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대한통운 인수 후 시너지가 중요하겠지만 당장은 1조 5000억원에 달하는 거래인만큼 이후 여진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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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안보람 기자 (ggargg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