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동환 기자] 911 테러를 주도한 혐의로 미국의 조직적인 추적을 받아온 오사마 빈 라덴이 결국 파카스탄 외곽에서 미군의 군사 작전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요일 뉴욕시간 한밤중에 발표된 이번 소식에 따라 3년 최저치 약세를 보이던 미국 달러화 가치가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급반등했고, 장외시장에서 국제유가와 금 시세는 고점에서 약세로 반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성과로 인해 오바마의 입지가 좀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하면서, 그러나 여전히 위협은 남아 있으며 결정적인 계기가 되기는 힘들 것으로 판단했다.
2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긴급 성명을 통해 지난주 파카스탄의 수도 이슬라바마드 북부 지역에 위치한 아보타바드에서 미군이 군사작전을 펼쳐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했다고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빈 라덴의 시신을 미국 정부가 확보했으며 이번 군사작전으로 미국인과 민간인의 희생은 없었다고 밝혔다.
당초 일부 외신들은 오사마 빈 라덴이 미국 CIA의 드론 정찰기의 공격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하기도 했으나 미국 정부는 요원들의 총격으로 빈 라덴이 사살됐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 정부는 빈 라덴의 시신을 확보하고 그의 가족들과 DNA 대조를 통해 그의 사망을 공식 확인했다는 점에서 그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은 제기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이번 미군의 작전으로 빈 라덴과 함께 사망한 인물 중 한 사람은 빈 라덴의 아들로 추정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사마 빈 라덴은 지난 2001년 미국민 3000여명이 사망한 911 테러를 주도한 것으로 지목되면서 미국에 있어 가장 위험한 인물로 지목된 바 있다.
이후 빈 라덴은 미국 정부당국의 추적을 뿌리치고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부근에서 은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빈 라덴의 행방을 쫒기 위해 그에게 2500만 달러의 현상금을 걸었지만 별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실제로 미국 정보국은 지난해 8월에서야 그의 행적을 추적하고 이번 군사적전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빈 라덴의 사망에 대해 "테러와의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성과를 거두었다"며 "정의가 실현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빈 라덴의 사살이 이슬람권에 대한 적대행위는 아니라고 선을 그엇다.
빈 라덴의 사망 소식이 공식 발표된 후 미국민들은 백악관 주변에 모여 성조기를 흔들며 축제 분위기를 만끽하고 있다.
이번 군사적전의 성과는 중간 선거를 앞둔 오바마 대통령에게 호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공화당에서 대권 후보를 노리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가 오바마의 출생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는 등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빈 라덴의 사망 소식은 분위기 반전에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걸프전을 승리로 이끌었던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이 중간 선거에서 빌 클린턴 후보에게 패했다는 점을 지목하며 이번 이벤트가 오바마의 재선에 큰 도움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지도자를 잃은 알카에다는 이집트 출신의 아이만 알 자와리에 의해 명맥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구심점이 사라지면서 세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번 빈 라덴의 사망을 계기로 알카에다가 조직을 정비하고 미국에 대한 보복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이같은 가능성을 고려해 해외에 거주하는 자국민들에게 옥외 활동을 자제하라며 권고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