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민간 시각 차이 커질 듯
[뉴스핌=임애신 기자] 소비자물가가 2개월 연속 4%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경제전문가들도 올해 물가 전망치를 상향하거나 상향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중동 사태를 계기로 국제유가 전망치를 높이면서 성장률을 하향 조정하는 쪽으로 경제전망을 수정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예상치를 넘어 크게 상승하면서 경제 여건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12월말 배럴당 88.8달러였던 두바이유는 3일(한국시간) 기준으로 110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 민간연구소, 물가전망 높이고, 성장률 전망은 하향
3일 뉴스핌(www.newspim.com)이 삼성경제연구소, LG경제연구원, 산은경제연구소 등 국내 주요 민간 경제연구소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8~3.2%로 전망했던 물가상승률을 3% 중후반으로 상향 조정하고 성장률은 낮출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삼성경제연구소는 올해 경제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며 2011년 물가상승률을 2.8%로 전망했다. 국제유가에 대해서는 2010년보다 6.1% 상승한 배럴당 82.1달러로 예상했다.
그러나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의 상황을 반영해 물가전망치를 수정 조정하고 나섰다.
올해 물가가 상반기 4% 초반, 하반기 3% 초반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연평균 물가를 기존 2.8%에서 3.7%로 상향 조정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정진영 수석연구원은 "올 상반기 국제원자재 가격 등 해외발 공급 충격이 강하게 있다“며 ”이에 따라 물가 전망치를 상당히 많이 올렸다"고 설명했다.
국제유가 역시 지난해 12월에 예상했던 배럴당 82달러보다 전망치를 올리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두바이유 기준으로 연평균 90달러 중반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 국제유가 전망 상향 불가피, 물가 성장 악화 우려
LG경제연구원 역시 예상하지 못했던 중동지역의 정정불안에 따라 물가전망치를 기존 3.1%에서 3% 중반으로 상향할 계획이다.
LG경제연구원의 신민영 경제연구실장은 "조만간 국제유가 전망치와 물가, 국내 경제성장 전망을 전반적으로 수정할 계획"이라며 "현재 중동사태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불확실성을 어떻게 볼 것이냐의 문제가 남아 있다"고 밝혔다.
물가의 경우 기존 전망치인 3.1%에서 3% 중반 이상으로 올릴 가능성이 크지만, 성장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LG경제연구원의 이근태 연구위원은 "물가는 올라갈 가능성이 매우 크지만 성장의 경우 떨어지는 요인이 분명히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근태 위원은 "연초 미국경기가 낙관적으로 바뀌면서 올라가는 요인도 있다"며 "고유가로 인해 떨어지는 효과가 상쇄될 것인지 판단해야 된다"고 덧붙였다.
LG경제연구원은 지난해 말 2011년에는 성장률이 4% 내외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경제위기를 초래했던 부채문제 등이 여전히 국내경제의 정상 궤도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한 바 있다.
신민영 실장은 "연초 세계경제 회복세를 봐서 올해 4.1% 성장전망을 상향하려고 했는데 중동사태가 만만치 않아 (올릴지 내릴지) 지켜보고 있다"며 "정부의 5% 성장 목표는 원래 쉽다고 보지 않았고 힘겨워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반면, 산은경제연구소의 경우 소비자물가상승률 3.2%와 경제성장률 4.3%를 고수하고 있다.
현재 국내외적인 요인으로 큰 변동이 있지만, 1년을 통틀어서 봤을 때 기존 전망치에서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산은경제연구소은 분석했다.
◆ 대외환경 변화 주시, 정부와 민간의 시각차이 커질 듯
이들 민간 연구기관에서는 국제유가뿐 아니라 곡물가 등의 국제 원자재 가격도 급등함에 따라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어 실질 성장률은 예상치를 하회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연말 민간 연구기관들이 2011년 경제 성장률을 3.8~4.3% 수준으로 예상했던 것에 비하면 정부의 5% 성장 전망과 큰 차이를 보였다.
현재 민간 연구기관들은 대외 경제요건을 고려, 이처럼 물가 예상치는 높이고 경제성장 전망치는 낮추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2일 임종룡 차관은 '5% 경제성장, 3% 물가안정' 목표에 대한 수정 계획이 없음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임 차관은 "현재 정부가 생각하고 있는 전반적인 경제지표 전망에 대해 수정할 계획이 없다"며 "대내외적으로 쉽지 않은 여건이지만 최선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당초 민간 연구소들의 성장 전망치와 정부의 전망치가 궤리가 있던 상황에서 민간연구소들의 전망 수정에 따라 정부 역시 고심하는 시간들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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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임애신 기자 (vancouve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