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최근 물가 급등 문제가 신흥시장을 넘어서 유럽 내에도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5일 전했다.
이미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소비자 물가지수가 통제 목표치보다 높은 수준을 지속하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비판에는 어느 정도 이골이 난 상태다.
이와 함께 지난해까지와는 달리 유럽중앙은행(ECB)도 최근들어 유로존 내 물가가 치솟으면서 올해에는 물가 불안으로인해 정책적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로존 인플레이션은 지난 12월 연율 기준 2.2% 상승하면서 지난 11월 1.9%에 비해 빠르게 상승폭을 확대하고 있다.
아직은 ECB의 통제 목표치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지난 2008년말 이후 처음으로 2%대로 치솟은 상황이다.
또한 영국의 경우도 물가상승률 통제 목표치인 2% 수준을 넘어선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영국 유고브(YouGov)의 인플레이션 전망 조사치에 따르면 향후 5년에서 10년 동안 현 수준보다 0.6%포인트 높은 3.8%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풍부한 시중 유동성으로 인해 특히 음식료품 및 에너지 품목에서의 가격 상승 압력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같은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각국의 긴축 조치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인플레이션은 쉽게 둔화되지 않는 모습이다.
스페인의 경우 최근 담배세를 24% 인상했으나 지난달 물가는 2.9%로 상승했고 영국에서도 최근 부가가치세를 20% 인상했으나 인플레이션이 쉽게 완화되지 않을 전망이다.
물론 통화정책은 중기적 인플레이션 통제를 목표로 하는 것이 맞지만 올해 상반기 ECB는 2.4%-2.5%대의 비교적 낮지 않은 수준의 물가를 용인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 채무 위기가 없었다면 ECB는 이미 금리를 인상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노무라 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단기 실질 금리는 마이너스권을 기록하면서 경제 회복세가 강화되고 있다. 하지만 ECB는 추가적인 완화정책 압력을 맞게 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CB가 비전통적 정책 방안들을 추진하기에는 아직 환경이 부적합한 상황이고 이에 따라 시장에서 채권을 매입하는 방안을 지속하는 것 밖에 별다른 묘안이 없는 상황이다.
만약 유럽의 위기 상황이 재발해서 유로화가 추가적으로 타격을 입을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은 더욱 거세질 것이기 때문이다.
BOE는 최근 잠재적인 영국의 경기 침체 지속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재정 긴축정책을 버리고 추가적으로 양적완화 정책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영국의 인플레이션이 4%대를 향해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으며, 이럴 경우 BOE는 자가당착 상황에 빠지게 될 것이라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인플레이션 점차 압력은 잦아들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올해 하반기부터는 유로존 주변국 등의 긴축 정책 효과와 독일성 성장세가 점차 둔화되고 영국의 세금인상 효과 등이 나타나게 되면 전반적인 물가 하락 움직임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유럽 각국의 중앙은행이 쓸 수 있는 카드가 사실상 모두 소진된 상황에서 인플레이션마저 잡지 못한다면 정책 신뢰도는 땅에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WSJ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