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규제정책 강화, 상위 제약사 대부분 매출 제자리걸음
- 제약사 R&D 투자 증가는 긍정적, 해외시장에 눈 돌릴듯
[뉴스핌=이동훈기자] 올해 제약업계는 정부의 강력한 약가 인하 정책으로 힘겨운 한 해를 보냈다.
정부가 건강보험 재정 강화는 물론 불공정 거래를 막겠다는 취지아래 시장형실거래가제와 리베이트 쌍벌제 등 규제법안을 쏟아내면서 제약업계의 영업환경은 크게 위축됐다. 물론 매출도 제자리걸음을 벗어나지 못했다.
작년 '신종플루'로 수혜를 입은 녹십자만이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했을 뿐 상위 제약사 대부분이 올 경영목표치를 크게 밑돌았다.
3분기 누적 매출액 기준 6394억원으로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녹십자는 작년 3분기(4179억원)에 비해 53% 매출이 늘었다. 같은 기간 종근당은 매출 2619억원에서 19% 증가한 3119억원을 거둬들여 녹십자에 이어 그나마 선방했다는 평가다.
업계 맏형인 동아제약의 경우 3분기 누적 매출이 6345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9%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 기간 유한양행, LG생명과학 등도 한자릿수 성장에 머물러 낙제점을 겨우 면하는 양상이다.
반면 한미약품과 중외제약의 경우 3분기 누적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되레 줄면서 실망스러운 한 해가 됐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면서 제약사들의 눈치 보기는 올 한 해 계속됐다 "며 "제네릭(복제약) 시장에 치중하던 국내 제약사도 신약 개발 등의 체질 개선을 해야 내년 희망가를 부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책 변화로 인해 내수 시장만으로는 수익성을 맞추기 어려워졌다"며 "때문에 신약 R&D(연구개발) 투자를 바탕으로 내년 해외로 뛰어드는 제약사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국내 제약사들의 R&D 비중은 점차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올해 동아제약은 매출액 대비 약 8%를 R&D에 투자했으며, 연구비용을 점차 늘려 내후년쯤에는 두자리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녹십자와 한미약품도 10%가 넘는 R&D 투자로 국내 시장은 물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그리고 있다.
NH투자증권 고성진 애널리스트는 "내년 정부 규제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대형제약사들의 실적이 회복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신약 개발의 자체 노력과 제네릭 시장의 성장이 맞물린다면 올해의 위기가 내년에는 기회로 다가올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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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