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 경영전면 배치…'뉴삼성' 초석 다지기
-성과 따라 젊고 혁신적 인물 대거 승진
-신성장 초점..뉴삼성 비전 이끌 인사 발탁
-3세 오너 전면 배치..책임감도 함께 부여
[뉴스핌=이강혁 강필성 기자] 삼성그룹이 사장단과 임원 인사를 통해 2011년 정기인사를 마무리했다. 각사별 조직개편과 부장급 이하 인사가 남아있지만 10년 농사를 위한 뉴삼성의 사실상 새판짜기가 끝난 셈이다.
한 재계 고위 인사는 "최고경영진과 컨트롤타워의 진용을 새로 구성하고, 뉴삼성을 이끌 젊은 임원들을 대거 발탁해 미래를 대비했다"고 평가했다.
삼성그룹은 이번 인사를 통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시대를 사실상 마감하고 3세 오너들을 경영전면에 배치했다. 포스트 이건희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뉴삼성 초석 다지기 성격이다.
단적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은 전자 및 금융 계열사를, 이부진 호텔신라·에버랜드 사장은 레저·서비스·유통, 이서현 제일모직·제일기획 부사장은 광고·패션 등의 경영구도를 형성했다. 이들 오너 3세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활동하며, 적극적인 의사소통으로 시너지 창출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이에 걸맞는 젊은 조직을 구성해 신사업 발굴 등 신성장 의지를 한껏 높였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이들의 역할에 따라 미래 먹을거리가 달려있다는 책임감도 함께 부여했다.
◆ 역대 최대 승진 잔치..10년 먹을거리 대비
8일 삼성그룹이 단행한 임원 인사는 역대 최대 규모다. 이서현 제일모직·제일기획 전무 등 30명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또 142명이 전무로, 318명이 상무로 승진했다.
이는 지난해 380명을 크게 웃도는 숫자다.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의 호실적 행진으로 그룹 전체적인 사상 최대 실적 달성에 대한 보상 성격이 크다.
신성장 동력을 위한 경영진 재구성 전략도 인사 규모가 커진 배경이다.
삼성그룹은 이미 2020년까지 총 23조 3000억원을 투자하는 마스터 플랜을 확정, 발표한 상태다. 21세기 사업구조 변화와 인적 혁신이 불가피한 대목이다.
최근 삼성이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을 부활시킨 것도 이런 계획을 실현시키 위한 선택이다.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지 못하면 삼성이 구상하는 10년 먹을거리가 불투명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일 단행한 사장단 인사도 이런 측면이 강하다. 삼성그룹은 능력과 변화를 인사 키워드로 보여주면서 새로운 시대를 위해 능력을 중요한 평가 포인트로 설정했다.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인사들을 등용하는 세대교체 성격이 짙게 묻어난다. 신임 사장단의 평균연령은 지난해 53.7살에서 올해 51.3살로 낮아졌다.
한 재계 고위 인사는 "특히 부사장 1년차 미만에서 대거 사장단 인사가 이루어진 점은 주목할만 하다"면서 "성과주의 인사를 통해 젊고 혁신적인 인물을 중용해 미래 먹을거리 찾기에 올인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 연구개발 인력을 대거 임원으로 승진시키고, 석박사 인력도 역대 최대인 126명을 임원으로 발탁한 점은 미래를 위한 포석이다. 우수한 역량을 바탕으로 회사 발전에 일조한 여성 인력을 과감하게 발탁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삼성그룹 측은 "최고의 경영실적을 반영한 사상 최대의 승진인사를 단행했으며 그룹의 미래비전을 선도할 젊고 참신한 인물을 대거 발탁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삼성 관계자는 "미래의 삼성에 대한 장기적인 포석"이라며 "그룹의 미래를 이끌어갈 차세대 리더 육성을 포인트로 두고 변화와 혁신적 인물을 승진시켰다"고 말했다.
◆ 뉴삼성 신성장중심...3세 오너 전면 부상
이번 삼성그룹 인사의 최대 관심사는 삼성가 3세들의 승진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 이부진 호텔신라·삼성에버랜드 전무가 각각 사장으로 승진했고 이서현 제일모직·제일기획 전무와 그의 남편인 김재열 제일모직 전무가 모두 부사장으로 올라섰다.
이부진 사장의 남편인 임우재 삼성전기 전무가 승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을 제외하면 사실상 삼성가 3세 오너 경영인 모두가 일제히 직급을 올린 셈이다.
향후 이들 삼성가 3세가 영역확대는 삼성그룹의 신성장 중심에 자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두 단계 일괄 승진을 한 이부진 사장은 삼성물산 상사부문의 고문을 새로 맡아 호텔신라, 삼성에버랜드, 삼성물산을 아우르는 광폭행보를 시작했다는 평가다.
그는 호텔신라의 실적을 빠르게 성장시키는 한편, 인천공항 면세점에 루이비통을 단독으로 입점시키는 등 삼성가 3세 중에서도 돋보이는 경영능력을 보이고 있다.
이재용 사장은 기존에 맡고 있던 삼성전자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담당하게 되지만 활동 폭은 보다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건희 회장은 이재용 사장의 역할에 대해 "보다 폭은 넓어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신설된 그룹의 컨트롤타워 미래전략실과 함께 신성장동력 발굴·육성에 적잖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서현·김재열 부부는 모두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제일모직의 경영 전면에서 보다 활발한 활동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서현 부사장의 강점인 패션부문의 공격적인 영역확대가 예상된다.
한 재계 인사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복귀하고 실시한 첫 인사에서 3세가 모두 경영 일선으로 전진한 것은 본격적인 3세 경영체제 전환 의지를 보인 것"이라며 "이들을 중심으로 삼성그룹의 경영 기조도 적잖은 변화를 보이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인사를 통해 그룹 전반적인 대규모 승진 잔치를 벌인 것과 대조적으로 많은 수의 임원은 옷을 벗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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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이강혁 강필성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