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안보람 기자] 새로운 국제수지 매뉴얼을 적용함에 따라 300억달러에 육박했던 경상흑자 규모가 크게 축소됐다.
지난 7월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밝힌 올해 전망치인 210억달러는 가뿐히 넘어선 상황이지만, 무난히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던 경상흑자 300억달러의 벽을 넘길 수 있을지는 불투명해진 모습이다.
다만 선박수출 계상방식의 변경으로 무역신용이 크게 줄면서 우리나라의 신인도를 좌우하던 대외부채 역시 대폭 축소됐다.
또 서비스 수지도 상당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은행(총재 김중수)은 선박계상방식을 인도기준에서 건조진행기준을 바꾸고, 본사직영에 의한 해외건설공사 계상방식을 금융계정의 직접투자에서 건설서비스로 변경하는 등을 골자로 하는 새로운 국제수지통계 매뉴얼(BPM6) 1단계를 이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지난 2000~2008년중 경상수지는 다소 개선됐으나, 2009년 경상흑자는 426억 7000만달러에서 327억 9000만달러로 98억 8000만달러 축소된다. GDP에 대한 비율 또한 5.1%에서 3.9%로 줄어든다.
올해 10월까지의 경상수지 흑자도 종전의 290억달러에서 231억 7000만달러로 58억 3000만달러 감소한다.
한은 이영복 국제수지팀장은 "선박수출에 따른 외화흐름이 건조진행 기준을 반영하면서 제대로 반영된 데 주로 기인한다"고 말했다.
이번 1단계 이행에서 통계의 정확성, 현실반영도 제고에 초점을 둠에 따라 선박·건설서비스의 계상방식 변경이 변경됐고, 이는 계수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로 인해 올해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됐던 경상흑자 300억달러 돌파는 다소 어려워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영복 팀장 역시 "종전기준으로 300억달러를 넘는 것은 무난하다고 봤지만 새기준으로 했을 때 10월 현재 누적 경상흑자가 230억달러수준으로 300억달러까지는 숫자가 제법 크다"며 "300억달러 돌파여부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서비스 수지의 경우 적자를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본사직영 해외건설공사의 건설서비스 계상으로 전반적으로 개선된 모습이다.
특히 해외건설수주가 크게 늘어난 2007년 이후의 서비수 수지 개선효과가 크게 나타났다.
실제 서비스 적자폭은 2007년 197억 7000만달러에서 119억 7000만달러로, 2008년 166억 7000만달러에서 57억 3000만달러로, 2009년 172억달러에서 66억 4000만달러로 줄어든다. 올 1월부터 10월까지의 적자 171억 4000만달러 역시 104억달러로 축소된다.
금융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우리나라의 대외신인도를 흔들리게 했던 대외채무 또한 크게 줄었다.
지난 9월말 4153억 8000만달러를 기록했던 대외채무는 새로운 방식에 따르면 이보다 494억 감소한 3660억 2000만달러로 축소된다.
선박수출 선수금이 수출로 계상되면서 무역신용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한편, 한은은 새로운 국제수지매뉴얼 2단계와 3단계를 각각 내년 12월과 2012년 12월까지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2단계 계획에서는 항목의 세분화 및 분류체계변경을, 3단계는 기초자료 개발 등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영복 팀장은 "1단계 조치의 경우 선박, 건설서비스의 계상방식이 변경되면서 계수에 큰 변화를 가져왔지만 2단계와 3단계는 큰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안보람 기자 (ggargg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