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안보람 기자] 채권금리가 하루 만에 다시 올랐다.
전날 공개된 9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김대식·최도성 위원이 금리인상을 주장했음이 확인되면서 사라진 듯했던 11월 금리인상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됐다.
자본유출입 규제에 대한 불안감도 지속됐다.
특히 이날은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자본규제를 주제로 강연을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경계심이 확산되기도 했다.
다만 최근 매수세가 보이지 않던 10년물의 경우 보험사 연기금 등을 중심으로 매수가 유입되는 등 커브반전의 기미가 엿보였다.
27일 한국금융투자협회는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이 3.30%로 5bp 올랐다고 최종 고시했다. 국고채 10년물과 20년물은 4.39%와 4.63%로 6bp씩 올랐다. 국고채 5년물은 3.89%로 8bp 상승했다.
단기물은 상대적으로 강했다. 91일물 통안채는 전날 종가인 2.40%에 최종 고시됐으며, 통안 1년물과 2년물은 2.84%와 3.30%로 3bp씩 올랐다.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3년만기 국채선물 12월물은 112.44로 전날보다 21틱 내려 장을 마쳤다.
이날 국채선물은 전날보다 17틱 내린 112.48에 출발한 뒤 112.36과 112.54 사이의 등락을 지속했다.
외국인들의 경우 2800계약을 순매도하며 이날 약세를 주도했다. 은행도 958계약을 순매도했다.
반면 증권은 2154계약을 순매수했다. 투신도 544계약에 대해 매수우위를 보였다.
◆ 11월 금통위·자본규제 불안감 지속
이날 시장은 미국장의 약세 및 전날 공개된 9월 금통위 의사록의 여파로 지속 약세를 보였다.
시장참가자들은 전날 금통위에서 김대식·최도성 위원이 '금리동결에 명백히 반대한다'는 의견을 남긴 점을 주목, 11월 금리인상의 가능성이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김중수 총재가 '물가안정'을 강조하고 '금리가 여전히 낮다'고 말해왔지만 결국 금리동결에 힘을 실었다는데 실망감을 표하며 '외압설'에 힘을 싣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결국 청와대의 허락만 있으면 11월이든 12월이든 인상이 가능하다는 점이 확인됐다"는 확신섞인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그렇지 않아도 상처받은 매수심리는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여기에 김중수 총재가 오늘 '자본유출입 규제'를 주제로 오찬강연을 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점도 시장참가자들을 불안하게 했다.
시장참가자들 사이에서는 오전 중 "자본규제관련 강력한 발언을 내놓을 것"이라는 루머가 확산됐고, 이에 시장이 출렁대기도 했다.
그러나 김중수 총재의 발언은 원론적인 수준 이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김 총재는 자본유출입규제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극도로 조심스러운 모스을 보였고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날 발표된 3/4분기 GDP는 시장의 컨센서스를 벗어나지 않는 등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물건별로는 10년물로 오랫만에 매수세가 유입된 점이 눈에 띄었다. 10년물 금리가 4.40%수준으로 상승하자 보험사 연기금 등 장기투자기관들이 매수에 나선 모습이었다.
외국인들이 통안채를 강하게 매수하면서 1.5~2년 구간도 강했다.
다만 5년물은 주목받지 못한 채 약세를 이어갔다. 국채선물 역시 5일선의 벽을 넘지 못하면서 되밀리는 모습이었다.
외국계은행의 한 채권매니저는 "전반적으로는 미국장과 금통위 의사록이 매도심리를 자극했다"며 "11월 인상가능성이 다시 대두되는 가운데 언제나올지 모르는 규제책, 환율 상승 등이 부담이 됐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장의 경우 수급때문에 안좋았던 건데 심리가 약하다보니 국내 이상이 이를 반영했다"며 "국채선물의 경우 5일선 위로 올라서지 못하니까 다시 밀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초반에는 5년 10년이 약했는데 나중에 보험사들이 들어오면서 10년물이 안정됐다"며 "커브는 다소 헷갈리면서 끝났다"고 덧붙였다.
다른 외국계은행의 한 채권매니저는 "총재가 자본규제 관련 연설을 한다는 얘기가 돌면서 많이 밀렸고, 금통위의사록의 영향도 지속됐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계은행에서 10년물 팔자가 나온다는 얘기가 있었고, 5년쪽으로도 매물이 많았다"며 "금통위나 규제에 대한 경계감이 이어지면서 현재 분위기가 더 지속될 수 있어 보인다"고 관측했다.
더 밀리면 차트상으로 국채선물 기준 112.20까지도 열어놔야 한다는 설명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외국인들이 통안을 많이 샀다"며 "통안을 사고 장기물을 판다는 추측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외은을 중심으로 장기물 매도가 나왔지만 연금, 보험사 등 실수요자들이 담기 시작했다"며 "5년물이 약했지만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고 진단했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매니저는 "장기물의 매수세가 확인됐다는 것이 오늘 장의 특징"이라며 "국채선물 112.40이 밀리느냐 지지되느냐가 관건이었는데 밀릴듯하면서도 받쳐주는 데가 있었고 10년이 견조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10년물 대차잔고가 1조원이 넘었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포지션을 꺾는 데도 있었다"며 "외은들이 통안 1년 언저리를 매집수준으로 사들인 점도 주목할 만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전체적으로 내일부터 커브가 좀 변화를 줄 수 있는 모멘텀이 된 날인 것 같다"고 내다봤다.
선물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환율이 오르고, 규제 및 금통위에 대한 경계감이 있다"며 "여전히 팔자가 보이는 등 금리가 하락으로 돌아서기에는 여러 변수들이 마찰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안보람 기자 (ggarggar@newspim.com)